이 대통령은 강북지역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주거 수준을 끌어올려 강남만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은평뉴타운과 길음, 왕십리 등 3곳을 시범 뉴타운으로 지정해 개발하기 시작했다.
사실 알만한 사람들은 그때 알아봤어야 했다. 뉴타운이 돈이 된다는 것을. 시가 뉴타운을 발표할 때마다 낡은 집값과 땅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지난 4월 총선이 `뉴타운 총선`으로 치러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락같이 오른 땅값은 뉴타운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분양가가 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른 데다 쫓겨난 원주민들은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주 철거 여파로 전세시장 불안도 지속되고 있다.
마포구 아현뉴타운내 땅값은 사업 초기 3.3㎡당 700만~800만원선이었으나 현재는 3500만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 대통령은 "새롭게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 부부들은 신도시에서는 출퇴근할 수 없다. 도시내 재건축·재개발을 통해서 (집을) 갖도록 하겠다"고 강한 톤으로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통령의 발언은 신혼부부들에게 배신감만 주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분양한 래미안 서초스위트`(삼호가든 2차 재건축)는 지금까지 서울 지역에서 공급된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 중 가장 많은 19가구가 선보였다.
그러나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신청한 청약자는 아무도 없었다. 분양가격 6억원은 신혼부부들이 감당하기엔 너무 비싸기 때문이었다.
이 대통령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효과는 신도시를 짓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해 왔다. 일면 타당한 이야기다. 하지만 아파트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