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을 찾아서)⑨현대모비스 "세계최고 에어백 만든다"

지난 94년 뉴그랜저에 처음으로 장착..현재 연 370만대 생산
현대모비스, 국내 최초 어드밴스 에어백 개발..세계 최고 수준
"품질에는 자신있다..''명품 에어백'' 만들기에 최선 다할 것"
  • 등록 2007-11-21 오전 10:40:00

    수정 2007-11-21 오전 10:40:00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명품'만이 살아남는 시대다. 고객의 지갑을 기꺼이 열게 하려면 괜찮은 품질과 적당한 가격만으로는 부족하다. '쓸만한' 제품들은 얼마든지 널려있기 때문이다.
 
명품 속에서 살아 숨쉬는 이야기가 있다. 고객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얽힌 배경과 스토리를 사면서 자신도 그 속의 일원이고 싶어한다. 그래서 기업은 명품을 만들려고 애를 쓰며 명품은 다시 그 기업을 돋보이게 한다.  
 
이데일리는 우리 기업들이 정성을 쏟아 만든 대한민국 대표명품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전하려 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대표상품들의 위상과 현주소를 함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더 많은 명품탄생을 희망한다. (편집자주)

 
미국 일리노이주에 거주하는 우상은씨(29세·여)는 지난 겨울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새로 구입한 현대차 아반떼를 운전하다 몰아치는 눈보라에 시야가 가려 앞차와 추돌사고가 난 것. 이 사고로 차는 폐차시켜야 할 정도로 부서졌지만 우 씨는 가벼운 찰과상 하나 입지 않고 무사했다. 바로 사고 당시 제때 작동해 준 에어백 덕분이었다.

지금은 자동차에 에어백이 장착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지만 사실 국산차에 에어백이 장착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 현대차가 출시한 뉴그랜저가 처음이다.

에어백은 1971년 미국의 한 무명 자동차 부품업체가 GM과 포드의 협조아래 4년간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아이디어는 공기튜브에서 얻었다. 질소 가스로 하늘을 나는 기구의 기능을 접목한 것. 

이후 에어백은 GM과 포드가 옵션으로 핸들에만 장착했으나 가격이 비싸 큰 호응을 얻지 못하다가 1981년부터 벤츠, BMW, 볼보 등이 본격적으로 장착하면서 활성화됐다.

▲ 에어백 충돌실험 모습
에어백은 충돌 시에 빠르게 부풀어 승객을 보호하기 위한 공기 주머니(Air Cushion)을 형성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스티어링 훨, 인스트루먼트 판넬 또는 다른 내장재 내에 들어 있다.

국내에서 에어백을 처음 개발한 업체는 현재 델파이 문막공장의 전신인 (주)성우. 하지만 본격적으로 국내 에어백 시장을 개척한 것은 현대모비스(012330)가 그 시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02년 뉴 카렌스에 장착할 정면과 측면 에어백을 생산하면서 에어백 시장에 뛰어든다. 같은 해 4월 천안공장에 에어백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지난 2003년 아반떼XD에 장착됐던 어드밴스 에어백을 개발했다.

이후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마침내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독자 '어드밴스 에어백'을 만들어 NF쏘나타에 처음으로 장착했다.

'어드밴스 에어백'은 승객의 안전벨트 착용 여부, 충돌강도, 탑승자의 체격과 앉은 자세 등의 정보까지 고려해 에어백의 팽창속도와 크기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최첨단 에어백이다.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는 전 차종에는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법제화돼있다.

조병룡 현대모비스 안전시스템 설계부 차장은 "어느 날 아내가 갓 태어난 아기를 카시트 째로 조수석에 앉히려고 했을때 기겁을 하고 말린 일이 있다"며 "조수석에 에어백이 장착돼있는 경우, 어린이나 유아는 특히 더 위험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차장은 "아이가 무심코 에어백 주변에 더 가까이 간 상황에서 사고가 나면 에어백 자체의 팽창압력이 오히려 더 큰 충격을 주기 때문"이라면서 "이것이 북미 등지에서 어드밴스드 에어백 장착이 법규화 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즉, 같은 에어백이라고 해도 탑승자와 상황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갈수록 첨단 기술이 접목된 에어백을 개발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난해 현대모비스는 연간 총 300만대의 에어백을 생산했다. 올해는 총 37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R&D센터에서도 해외 공략을 위한 최첨단 에어백 개발에 한창이다. 
                                                                                                                   
현대모비스의 에어백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와도 상당한 규모의 에어백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크라이슬러, 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도 지속적으로 에어백 공급을 협의 중이다.

김병수 상하이 모비스 총경리는 "상하이 모비스에서 생산하는 에어백의 품질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현지 업체들 뿐만 아니라 해외 메이커들로 부터도 제품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 향후 전망이 매우 밝은 편"이라고 밝혔다. 
                                                                                                                  
▲ 현대모비스가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보행자 보호용 에어백.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서 현대모비스는 차량의 정면유리와 자동차 후드 사이에 'ㄷ'자 모양의 윈드실드 에어백 (Windshield Air-bag)을 선보였다. 보행자와 자동차가 충돌할 경우, 앞 후드 부분이 올라오면서 자동으로 에어백이 작동해 이젠 보행자를 보호하는 에어백까지 내놨다.

가까운 미래에는 '어드밴스드 에어백'보다도 몇 단계 업그레이드된 '다중 에어백 시스템'이 개발될 전망이다. 여러 개의 작은 에어백이 서로 다른 시간에, 서로 다른 방향의 충격에 대하여 승객의 중량과 실제크기를 고려하여 에어백이 작동된다.

또 차량이 충돌 후 길을 벗어나 나무나 다른 장애물에 부딪치는 사고처럼 여러 번의 충돌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첫번째 에어백이 팽창하고 두번째 충돌 시 팽창하는 두번째 에어백이 있거나 첫번째 에어백을 재사용 할 수 있도록 하는 에어백도 연구 개발 중이다.

최규흠 현대모비스 안전시스템 설계팀 차장은 "에어백 본연의 역할인 승객보호 측면에서 보다 향상된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승객 안전에 가장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 부품인 만큼 세계 어떤 업체와 경쟁해도 밀리지 않을 '명품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의 에어백에는 세계 어느 곳에 내놔도 품질에서만큼은 자신있다는 그들만의 자신감이 녹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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