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힘! 造船)⑤삼성重 ''명품을 만든다''

삼성의 힘, 크루즈선 야심찬 도전
조선도 ''역시 삼성''.. 고부가가치선 주력
  • 등록 2007-06-19 오후 1:30:00

    수정 2007-06-19 오후 1:30:00

[이데일리 박기수기자] 삼성중공업은 올초 '2010년 세계 초일류회사 실현'이라는 중기비전을 선포했다. 지금도 세계 2위의 선도 조선회사이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최고가 돼야 한다는 유비무환의 정신을 비전에 담았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이를 위해 최근 ▲혁신적인 신공법 개발 ▲획기적 원가절감 등의 경쟁력 강화방안 발굴 ▲지속적인 성장해법 모색 등의 취지로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선정된 13건의 아이디어 이익을 계량화 한 결과, 연간 2000억원의 순이익 증대효과가 예상됐다.  
 
대상으로 선정된 아이디어는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에서의 선박 건조능력을 2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신공법, 도크내 작업기간 단축방안과 작업장 재조정을 통한 생산량 25% 증대방안 등이다.
 
김징완 사장은 "2010년 세계 초일류회사라는 비전달성의 해법은 창조경영에 있다"면서 "임직원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 변화와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선박의 꽃'이라고 불리는 크루선 건조를 미래 전략 사업으로 정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루오션에 뛰어들다

크루즈선은 떠다니는 휴양시설이다. 우리에겐 미국 드라마 '러브 보트'로 잘 알려져있다. 수영장, 호텔, 카지노, 레스토랑 등 모든 편의시설이 총 집합해 있다. 유조선이나 컨테이선을 만드는 것과는 달리, 섬세해야 한다. 크루즈선을 잘 만든다는 유럽 조선사들도 배를 만들다 불태운 경험이 있다.
▲ 유럽조선소들이 대부분 만들고 있는 초대형 크루즈선

후판(두꺼운 철판)을 잘라서 붙이는 것 뿐만 아니라, 카펫도 깔려야 하고, 객실엔 침대도 갖춰져야 한다. 각종 내부 인테리어는 일반 조선과는 차원이 다르다.

통상 가장 비싸다고 보는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이 1억3900만달러, 20피트짜리 컨테이너 8000개를 실어나를 수 있는 컨테이너선이 1억달러. 이에 비해 잘 나가는 크루즈선은 최대 10억달러에 이른다. 삼성중공업이 도전하는 이유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크루즈선 건조의 전초 작업으로 볼 수 있는 여객선 사업에 이미 뛰어들었다. 지난 1998년 그리스 최대 여객선사인 미노안사로부터 2만8000톤급 여객선 6척을 건조해 유럽 독점의 시대를 무너뜨렸다. 2500명이나 탈 수 있는 8만7000톤급 여객선 건조작업도 준비 중이다.

오는 2010년 건조를 목표로 유럽 조선소들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중대형 크루선의 선형개발은 물론, 핵심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선에서도 '역시, 삼성!'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세계 최대의 해양플랫폼(원유 및 가스생산용 시설)을 건조했다. 축구장 2배의 넓이에 40층 빌딩 높이다.

▲ 삼성중공업이 만든 원유 및 가스 생산용 플랫폼

중형승용차 2만5000대을 모아놓은 3만3000톤의 덩치를 자랑하는 플랫폼은 전천후 작업이 가능하다.
 
기존 플랫폼은 바다까지 얼어붙은 사할린 지역에서는 겨울에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건조된 해양플랫폼은 설비 전체를 보온할 수 있도록 해 영하 40도의 혹한에서 작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진도 7의 지진도 견딜 수 있게 만들었다.

이번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건조됨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사할린뿐만 아니라, 캄차카 지역에서 추가로 발주될 프로젝트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삼성 파워를 한껏 과시할 수 있게 된 셈.

신공법도 특징이다. 현대중공업이 도크가 부족해 육상에서 배를 만들었다면, 삼성중공업은 흔들리는 바다 위에서 배를 만든다. 주문이 밀려드는 탓에 도크가 부족하자, 궁리 끝에 세계 최초로 플로팅 도크 공법을 개발했다.

육상에서 만들어진 거대한 배의 조각(블록)을 해상에 마련된 바지선 위에서 조립한 뒤, 배가 다 만들어지면, 바지선을 가라앉혀서 배를 띄우는 방법이다. 해상에서 배를 용접할 경우, 흔들리는 문제가 있는데 이를 '삼성'만의 기술로 극복한 것.

▲ 쇄빙선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얼음을 깨면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든 쇄빙유조선

세계 최초로 '극지 운항용 전후 방향 쇄빙 유조선'도 개발했다. 온통 얼음밭인 북극에서 원유를 실어나르려면, 유조선의 항해에 앞서 쇄빙선이 얼음을 깨야 한다. 삼성의 배는 혼자 얼음을 깨면서 나아갈 수 있게 만들었다. 조만간 극지운항용 LNG선과 컨테이너선도 만들 예정이다.

세계시장의 6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드릴쉽(심해 원유시추선)에서는 독보적이다. 삼성중공업이 '명품' 소리를 듣는 이유다. 앞으로도 LNG선, 극지운항용 드릴쉽, FPSO(부유식 원유 저장설비), 쇄빙유조선 등 특수선박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경영도 주목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특수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와 개발에 주력하되, 상대적으로 인건비 비중이 높은 블록제작은 해외비중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3월 중국 산둥성 룽청시에 선박용 블록 제작을 위한 생산기지를 착공했다. 삼성중공업이 100% 지분을 갖는 이 블록공장은 60만평 부지에 세워져 내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연간 20만톤 규모의 블록을 생산해 낼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중공업이 지난 1997년 설립한 저장성의 영파 블록공장도 확장한다. 산둥성과 저장성 공사에 총 2억6000만달러가 투자된다.

또한 말레이시아와는 LNG선 수리 합작사를 설립했고, 브라질에는 조선소 건설과 관련한 노하우를 수출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폭증하는 수주물량 처리와 생산량 증대, 그리고 원가절감 등을 위해 이같은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이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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