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산업이슈)정유업계 지각변동 `꿈틀`

SK㈜, 인천정유 인수로 아태지역 4위 `껑충`
GS칼텍스 고도화 설비 증설 `한창`..SK㈜·오일뱅크도 추진
S-Oil, 내수 시장 공격 확대
  • 등록 2006-01-03 오전 10:25:48

    수정 2006-01-03 오전 11:32:15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정유산업은 대규모 시설 투자가 전제되어야 하는 기간산업이다. 이 때문에 정유산업은 진입장벽이 높고 생산환경에 대한 변화가 크지 않다. 경영실적은 유가에 크게 연동돼 있다.

그러나 올해 국내 정유산업은 치열한 경쟁과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국내 5개 정유업체 중 시장 점유율 1위인 SK㈜가 5위 인천정유를 인수하면서 정유산업은 `4사 체재`로 개편된다.

증설 경쟁도 뜨거울 전망이다. GS칼텍스는 중질유분해탈황 시설 건설에 한창이고 SK㈜의 경우 울산 뿐 아니라 인천정유에도 고도화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S-Oil도 충남 대산에 추가적인 고도화 설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주유소 확장, 고급 휘발유 출시 등으로 내수 쟁탈전이 가시화하고 있다. 내수 시장은 한정된 규모이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만큼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정유업계의 이 모든 변화는 `고유가`에서 비롯된다. 정유업체들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예측되는 고유가 고착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에 없던 `변신의 시대`를 맞고 있다.

◇천덕꾸러기 인천정유, 중국 수출창구로 부활

지난해 8월 SK(003600)㈜가 인천정유 인수를 위한 입찰에 3조2000억원을 써냈다는 소식에, 인수전에 참여했던 경쟁사들과 정유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불과 7개월 전 인천정유의 최대 채권단인 씨티그룹은 7800억원의 매각대금을 불렀고 당시 인천정유 인수 협상자였던 중국의 시노켐은 685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SK㈜가 인천정유에 유상증자를 통해 실질적으로 투입하는 자금은 1조6000억원이지만, 추가로 인천정유가 발행하는 1조4400억원의 회사채를 인수키로해, M&A 대금은 최종 3조400억원으로 확정됐다. 채권단에 변제해야하는 8000억~9000억원을 100% 갚고도 남는 돈이 인천정유에 들어가는 것이다. 

고유가덕에 정제시설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인천정유는 이제 `미운오리`가 아닌 `백조`로 거듭났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SK㈜가 인천정유를 흡수합병하지는 않지만 계열사로 두고 직접 경영하게 되는 만큼, 인수가 마무리 되는 오는 3월이면 국내 정유업계는 사실상 `5사 체제`에서 `4사 체제`로 전환된다.

인천정유 인수로 SK㈜는 하루 정제량이 81만 배럴에서 111만5000배럴로 늘어나 국내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 것은 물론 아·태지역 5위에서 4위로 뛰어 오르게 됐다.

SK㈜는 인천정유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석유제품을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천정유의 지리적 잇점을 살려 중국 수출 창구로써 활용할 계획이다.

◇고도화설비 증설경쟁..`조`단위 투자계획 줄이어

국내 최고의 고도화 비율을 자랑하는 S-Oil(010950)은 수익성 역시 최대 수준이다. 지난 97년 여타 정유업체들이 유통망 확대에 투자하고 있을때 S-Oil은 과감하게 1조원을 들여 벙커C크래킹 센터등 고도화 시설을 건설한 덕분이다.

값이 상대적으로 싼 저급 중유(벙커C유)를 이용해 휘발유, 등·경유 등 값비싼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중질유 분해시설인 고도화 설비는 유가가 오를 수록 빛을 발한다.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유업체들은 고도화 시설을 추가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바로 `돈 버는 길`이라고 판단,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 자금을 쏟아부을 태세다.

GS(078930)칼텍스는 1조4700억원을 투자해 일산 5만5000배럴의 수소첨가 중질유분해탈황시설(HOU)을 건설하고 있다. 두번째 고도화 설비인 HOU가 오는 2007년 말 완공되면 GS칼텍스의 고도화 비율(중질유 분해 및 탈황능력/상압증류능력*100)은 기존 26.3%에서 34.8%로 올라가 S-Oil(32.4%)을 따라잡게 된다.

그러나 S-Oil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S-Oil은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3조원 가량을 투자해 정유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 1차 분해 및 벙커C유 재분해 과정을 모두 합치면 고도화 비율이 40%를 넘는다는 S-Oil은 그 노하우를 살려 제2 벙커C유 분해시설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원유정제 물량에 비해 중질유분해 시설이 부족한 SK㈜는 오는 2008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7만배럴 규모의 유동상촉매분해공정(RFCC)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SK㈜는 인천정유에 대해서도 고도화 설비을 확충키로 하고 인천정유가 발행하는 회사채를 매입, 시설 투자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도 고도화 설비 건설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내수 쟁탈전 심화된다

국내 정유업체들이 `캐시카우`인 내수 시장 잡기에 소리없이 달려들고 있다. 일정 규모로 유지되는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먹고 먹히는 설전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2위인 GS칼텍스는 선두 SK㈜를 맹추격하고 있으며 S-Oil과 현대오일뱅크는 3위와 4위 자리에서 엎치락 뒤치락 경쟁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집계한 석유수급 내수 현황에 따르면 SK㈜는 지난해 11월 누적 공급물량이 1억8800만배럴로 점유율 35%를 차지했다. GS칼텍스는 1억5900만배럴로 29%를 기록했고 S-Oil과 현대오일뱅크는 각각 8270만배럴, 7931만배럴로 15% 가량씩 점유했다.

정유업체들은 이 같은 시장점유율을 1%라도 더 늘리기 위해 주유소 확대에 나서는 한편 고급 휘발유 출시, 유명 연예인을 등장시킨 광고 등으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유소 확장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S-Oil. 수출 비중이 높은 S-Oil은 상대적으로 국내 유통망이 약했다. 국내 전국 주유소 수가 지난 2004년 말 1538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월에는 1616개로 80개 가까이 늘었다.

S-Oil은 올해에도 국내 유통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주유소 확장 정책을 이어갈 방침이어서 현대오일뱅크(2180개)와 내수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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