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방향에 의견 차이를 보인 라씨는 펀드 투자지분을 모두 정리한 상태로, 이 전 대표 측은 회사 성장성을 보고 추가 투자를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따르면 이재환 전 대표는 CJ올리브영 지분을 담보로 걸고 1000억원 안팎의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진행 중이다. 현재 비공식적으로 자본시장 내 운용사를 상대로 투자 의사를 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일리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펀드 투자 대상은 코스닥 바이오 상장사 A사로 파악됐다. 이 회사는 순환종양세포 기반으로 암세포 분석 기술을 연구하는 바이오 회사다. 유상증자를 통한 추가 지분 확보 및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마련 등이 목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이 전 대표가 CJ그룹 내에서도 알짜로 꼽히는 올리브영 지분을 담보로 걸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잠재적인 IPO(기업공개) 대어로 꼽히는 올리브영은 높은 캐시카우(현금창출력)를 기반으로 기업가치가 최소 2조원에서 최대 4조원까지 거론되는 곳이다.
이 회장의 막냇동생인 이 전 대표는 올리브영 지분을 4.64%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자녀들에게 증여해둔 지분까지 모두 합산하면 총 10%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이 전 대표는 이자율도 높게 책정했다. 현재 자본시장 안팎에서 제시된 투자 수익 금리 수준은 10%대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이 전 대표가 펀드 자금 모집에 속도를 내기 위해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여럿 포함 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CJ그룹사의 핵심기업인데 그 회사 지분을 담보로 걸고 금리를 높게 걸어둔 편”이라며 “딜 구조만 놓고 보면 들여다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투자 유인책 다수 제시...딜 조건에 자본시장 ‘관심’
라씨는 초기 투자 당시 잠시 펀드 조성에 참여했다가 중도에 지분을 모두 정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어센트바이오펀드의 주요 지분 및 주도권은 이 전 대표와 ‘재산홀딩스’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재산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 PEF 운용사 대표는 “담보로 걸린 올리브영 지분 자체는 매력적이고, 그 바이오 회사 자체는 문제가 없는 기업으로 보인다”면서도 “바이오 펀딩이 녹록치 않은 상황인 데다, 논란이 인적이 있으니 투자기관 측이 관심 가질만한 조건을 여럿 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재산홀딩스 관계자는 “라씨는 펀드 지분을 모두 정리해서 지금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이”라며 “우리는 그와 별개로 회사의 기술력과 성장성을 매우 좋게 보고 투자했고, 주요 주주로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려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A사 측도 “회사 성장을 위한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라씨의 경우 일방적이고 일시적이었던 투자였고 그와 관련해 떠도는 논란과 당사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