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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시장이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늘상 반복되는 일이긴 하지만 국제결제은행(BIS)과 유력 미래학자 등이 내놓는 암호화폐 비관론이 일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충분한 기술적 반등이 나오지 않으면서 본격적인 매수 가담을 어렵게 하고 있다.
18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9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1% 가까이 하락하며 720만원대에 턱걸이하고 있다.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도 비트코인은 0.6% 정도 하락하며 6500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비트코인은 6800달러 위에 안착할 경우 추가 반등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좀처럼 이 고지를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4% 이상 오르는 비체인을 제외하고는 리플과 이오스, 트론, 모네로 등이 일제히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도 암호화폐가 아직까지는 자신들의 황금시대(prime time)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주류 금융서비스가 계속 유지되는 한 그런 황금시대가 아예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BIS가 전망했다.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BIS는 연례 경제보고서에서 24페이지 분량의 별도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에서 BIS는 “비트코인과 여타 알트코인들은 많은 단점들로 인해 새로운 자산으로서 자리잡길 원하는 대중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비트코인을 획득하기 위한 채굴 경쟁이 격화하면서 스위스 전체 인구가 사용하는 전기 사용량에 버금가는 규모의 전기가 소모되고 있다고 BIS는 지적했다. BIS는 “단순하게 말하자면 분산화한 신뢰에 대한 욕구가 전지구적인 환경 재앙이 되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또 “중앙의 제3자가 배제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글로벌 경제가 실행되는 것은 너무나 큰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BIS측은 ”거래가 기록되는 분산화한 합의는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취약성을 가지기 때문에 블록체인에서의 신뢰도 사라질 수 있으며 이는 개별 거래가 최종 확정되는데 의문을 야기할 수 있고 모든 가치가 완전히 상실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력 미래학자이자 지정학분야 대표 연구자인 조지 프리드먼도 블록체인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어떤 암호화(encryption) 기술도 깨지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과 중국, 러시아 정보당국들이 존재하는 한 블록체인도 그 암호화 기술이 해독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은 미래 어느 시점이 되면 한물 간 기술이 되고 말 것이라고 폄하했다.
아울러 암호화폐 가격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하락하는 양상을 이어가자 암호화폐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의 수익률도 올들어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핀테크 및 암호화폐 총괄인 헨리 아슬래니언은 “암호화폐시장이 단기적으로는 계속 출렁이는 변동성 국면을 보일 것”이라며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이 국면에서 하락에 베팅한다면 헤지펀드들은 저가매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중장기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시장 참여 확대가 가격 변동성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대표적인 암호화폐 투자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캐피털매니지먼트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가 암호화폐 거래소와 토큰 자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1500만달러를 새로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노보그라츠 CEO가 투자하는 알파포인트는 로열민트,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과 공동으로 디지털 금 거래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