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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관세법·담배사업법 위반으로 총책인 수출대행업자 김모(56)씨와 전(前) KT&G 영업사원 김모(40)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보세사 김모(43)씨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한국담배인삼공사(KT&G)가 베트남에 이미 수출한 ‘에쎄 블랙’과 ‘에쎄 라이트’ 등 시가 7억원 상당의 면세담배 총 15만갑을 중국을 거쳐 국내로 밀수입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건강에 유해해 수입이 금지된 인도와 중국의 저가 담배 ‘오또’(OTTO)와 ‘아시마’(ASHIMA) 등 총 72만갑(시가 21억원 상당)을 제3국에 수출하는 것처럼 속여 인천국제공항 인근 보세창고에 보관했다가 국내로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총책 김씨는 범행을 위해 KT&G 영업사원 2명과 보세창고 운영자, 보세사, 조직 폭력배, 불법 판매상 등을 매수해 끌어들였다.
총책 김씨는 수출용 면세담배를 역(逆) 밀수입하기 위해 속칭 ‘박스갈이’ 수법을 썼다. 담배를 화장품 용기 등 다른 박스에 포장해서 마치 다른 상품인 것처럼 둔갑시키는 수법이다. 김씨는 베트남에서 들여온 면세담배를 중국에 밀수입한 뒤 이를 중국산 화장품 컨테이너에 옮겨 넣어 국내로 빼돌렸다.
해외 저가담배들은 국내를 거쳐 제3국에 수출하는 중계무역 대상 물품이라고 속였다. 이들은 담배를 인천공항 보세창고에 보관하고서 이를 의류 및 화장품으로 다시 바꿔치기 하는 수법을 썼다.
이는 김씨가 보세창고 운영자 함모(53)씨와 보세창고를 관리·감시하는 보세사 김모(43)씨를 범행에 가담시켰기에 가능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함씨는 김씨 일당에게 매달 수백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담배를 보세창고에 보관할 수 있게 도왔다. 보세사 김씨도 이들 일당이 담배를 빼돌리는 과정을 알고도 묵인했다.
경찰은 이번 수사에서 밀수담배 약 22만갑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세창고를 임대해 밀수입에 이용하는 수법의 범행이 적발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KT&G에 면세용 담배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관세청에는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 및 담배 생산·유통·판매 과정의 감시 시스템을 개발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