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바이오시밀러 국내 철수 완료..허가증도 반납

한화케미칼, 첫 바이오시밀러 '다빅트렐' 자진취하
"공장 매각으로 품목허가도 반납"
다빅트렐 기술수출 제외한 모든 바이오의약품 사업 철수
  • 등록 2015-10-07 오전 9:09:26

    수정 2015-10-07 오전 10:34:43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한화케미칼이 개발에 성공한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가 국내 시장에서 출시도 되기 전에 자취를 감췄다. 공장 매각과 함께 품목 허가도 반납하면서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철수 작업을 끝냈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화케미칼(009830)은 지난달 30일 ‘다빅트렐주사25mg’의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지난해 11월 허가받은지 10개월만에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다빅트렐은 화이자의 ‘엔브렐’과 같은 ‘에타너셉트’ 성분의 제품으로 한화케미칼이 개발한 첫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068270)의 ‘램시마’, ‘허쥬마’에 이어 국내업체가 허가받은 세 번째 바이오시밀러로 기록됐다.

엔브렐은 연 매출 규모가 약 9조원에 달하는 대형 제품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허가받은 것은 한화케미칼이 최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 9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의 국내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2009년 다빅트렐의 임상시험에 착수한 이후 5년만에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다빅트렐을 국내 시장에 발매도 하지 않고 철수를 결정했다.

제약사가 의약품의 허가를 자진 취하할 경우 또 다시 허가받으려면 임상시험 단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빅트렐의 허가 취하로 향후 국내 시장에서 판매될 가능성은 사라진 셈이다.

다빅트렐의 국내 시장 철수는 예정된 수순이다. 한화케미칼은 다빅트렐을 제외한 다른 바이오시밀러 개발 프로젝트는 모두 중단한 상태다. 지난 7월에는 오송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바이넥스에 600억원에 매각했다.

오송 공장은 한화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로 약 1000억원을 투입해 2012년 준공됐지만 정작 시판 제품을 생산해 보지도 못하고 주인이 바뀌게 됐다. 한화케미칼은 오송 공장 매각과 동시에 다빅트렐의 허가증도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의 품목허가를 갖고 있으려면 공장 허가도 보유해야 하는데, 공장을 매각함에 따라 다빅트렐의 허가도 자진 취하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한화케미칼은 다빅트렐의 해외사업을 제외하고는 바이오의약품 사업은 모두 철수 작업이 완료됐다. 현재 한화케미칼은 독일의 머크세로노와 다빅트렐의 기술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공장 매각으로 4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을 포함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뛰어들면서 입은 손실액이 1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자회사 드림파마를 근화제약에 매각, 의약품 사업도 모두 손을 뗐다.

한화케미칼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진행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국내에서 임상1상과 3상 시험을 각각 마치고 지난 2012년 9월 허가를 신청했지만 서류상 미비점이 발견돼 허가가 보류됐다. 결국 허가심사에만 2년 넘게 소요되면서 당초 시장 진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 3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의 허가를 신청한지 6개월만에 허가를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2011년에는 미국 머크와 78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지만 이듬해 해지된 바 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부터 머크세로노와 기술 수출 계약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본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한화의 바이오의약품 철수로 대기업 중 삼성과 LG만이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개 품목의 국내 허가를 받은 것을 포함해 총 6개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위탁 생산 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LG생명과학(068870)은 현재 2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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