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맥주 신제품 식는다

맥주 3사, 광고 등 판촉전 전면 중단
신제품 낸 하이트·롯데 울고 오비 웃고
성수기 시작 6월부터 광고 재개 검토
  • 등록 2014-05-13 오전 9:05:02

    수정 2014-05-13 오후 5:59:09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세월호 참사로 인해 주류 마케팅이 올스톱 되면서 롯데주류와 하이트진로의 속앓이가 깊어만가고 있다. 맥주 시장에 진출하며 야심차게 내놓은 ‘클라우드’를 변변한 광고 한번 하지 못한 롯데주류와 20년 만에 주력 브랜드인 하이트맥주를 리뉴얼한 하이트진로 모두,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에 제대로 된 판촉전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롯데주류 클라우드맥주
하이트진로 뉴하이트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롯데칠성(005300))와 하이트진로(000080)는 세월호 참사 이후 중단된 광고 및 제품 판촉전 재개 시점을 놓고 고심 중이다. 오비맥주를 비롯해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맥주 3사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이후 광고와 판촉행사 등을 전면 중단했다.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 분위기를 들뜨게 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판단 아래, 각 회사가 자율적으로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이다.

가장 답답한 쪽은 롯데주류다. 그룹 차원의 전략 사업으로 시작한 맥주 사업이 첫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변변한 광고·홍보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당초 롯데주류는 지난달 21일 클라우드 출시 행사를 하고 22일부터 시장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세월호 사건으로 출시 행사를 취소하고 조용히 제품 공급만 시작했다. 처음 시작하는 맥주사업을 대대적으로 알리기 위해 몇백억의 광고·홍보비를 책정했지만, 판촉전이 전면 중단됐다.

하이트진로 역시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맥주시장 1위 탈환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지만 세월호 사건 이후 거의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 카스에 대항하기 위해 출시 20년 만에 리뉴얼한 뉴 하이트맥주를 내놨지만 롯데주류와 상황은 마찬가지다.

시장 1위인 오비맥주는 오히려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경쟁 업체들이 신제품에 힘을 싣지 못하면서 카스의 상승세를 막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같은 상황은 유통업체들의 판매 추이에 그대로 반영됐다.

주요 유통업체들의 클라우드 판매 비중을 보면 홈플러스는 1.7%, 롯데마트 15.3%, 세븐일레븐 3.3%, GS25 0.8% 등이다. 같은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마트에서만 선전하고 있을 뿐 나머지 유통업체들에서는 기대 이하로 판매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뉴하이트가 출시된 이후 오히려 점유율이 떨어졌다. 홈플러스는 13.6%에서 11.8%, 롯데마트는 18.5%에서 13.1%, 세븐일레븐은 27.2%에서 25.6%로 낮아졌다.

맥주업체들의 광고 등 판촉전 재개는 6월이나 돼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비맥주 측은 “분위기상 이번 달까지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것 같다”며 “유동적이긴 하지만 6월부터 광고를 재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역시 6월부터 광고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본격적인 맥주 성수기가 시작되는 6월을 넘기면 판매에 적잖은 타격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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