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돋보기)KB금융, 순익 줄었지만 `선제대응 긍정적`

전문가들 "이익감소 불가피"..비관적 전망도
  • 등록 2009-02-12 오전 9:53:10

    수정 2009-02-12 오전 9:53:10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순익이 전망에 못 미쳤다. 그러나 경쟁사에 비해 자본력이 좋고 경기침체와 기업 구조조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난 11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금융(105560)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들의 평가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KB금융이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막대한 규모로 적립하면서 4분기 순익이 급감했지만, 채권발행 등을 통해 자본을 충분히 확보한 데다 충당금 규모를 미리 늘려 앞으로 더 나빠질 경제상황에 대비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메릴린치는 12일 "지난 2년간 대출을 빠르게 늘린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것"이라며 "충당금 적립규모가 급격히 늘고 있고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이익전망치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비록 자산 질은 나빠지겠지만 KB금융은 자산건전화 작업에 대응할 만한 건실한 자본력을 가지고 있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충당적립전이익은 막대했지만 충당금을 많이 쌓는 바람에 순익이 예상에 못 미쳤다"며 "자본력이 좋고 상대적으로 이익전망이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아웃퍼폼` 레이팅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JP모간은 "충당금 규모가 컸던 것은, 경영진이 올해 이익의 불확실성에 미리 대비해두자는 결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KB금융은 다른 은행에 비해 자본력이 좋고 기업대출에 상당한 규모의 대응력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도 `중립`을 유지했다.

HSBC는 "다른 은행보다 더 많이 쌓은 자본이 경기침체에 방어막이 되어줄 것"이라며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하지만 이익전망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3만5600원에서 3만4600원으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우려하는 시각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KB금융이 지난 2년간 공격적으로 늘려놓은 대출자산이 경기악화와 구조조정 등으로 부실화될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씨티그룹은 "KB금융의 충당금이 늘어난 것은 무수익여신에 대한 새로운 충당금 적립방식과 구조조정 때문"이라며 "제도 변경에 따른 충당금은 어느 수준에서 채워지겠지만, 거시경제 사이클에 따른 충당금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간 굉장히 확대된 대출자산 때문에 KB금융이 감당하기 어려울지 모른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모간스탠리는 한층 더 비관적인 진단을 내렸다.

모간스탠리는 "부진한 4분기 실적과 비우호적인 NIM 전망, 대출증가율 둔화 등을 감안해 2009년과 2010년의 EPS를 각각 7.5%와 7.0%로 하향한다"며 "`비중축소`를 유지하며 목표주가는 3만8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모간스탠리는 "기술적으로 구조적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앞으로 몇분기간 가파르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로또 사업과 국민주택사업에서의 손실, 자본시장 약화 등으로 충당전이익이 크게 줄고, 크레딧코스트는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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