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PO시장, `묻지마 투자` 기승

개미투자자 단타매매 치중..IPO시장 버블론도
  • 등록 2004-11-22 오전 10:59:51

    수정 2004-11-22 오전 10:59:51

[edaily 오상용기자] 올들어 일본의 기업공개(IPO)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단타매매를 일삼는 개미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가 기승을 부리면서 IPO시장의 거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일본 기업들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1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70억달러의 두배에 달하는 규모다. 올들어 신주를 발행한 기업도 142곳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인 121개를 넘어섰다. 주식시장에 새로 명함을 내민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세를 탔다. 도쿄IPO닷컴의 집계 결과, 상반기 IPO를 실시한 기업들의 주가는 첫거래일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하반기들어 주춤해지기는 했지만, 7월이후 IPO를 실시한 기업들도 첫거래일 대비 50%가 넘는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주말 닛케이225지수가 전년말대비 4.3% 상승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익률이다. 상황이 이처럼 변하자 투자자들 사이에는 `IPO주식은 대박주식`이라는 근거없는 공식이 자리잡고 있다. IPO 테마주 인기몰이의 주체는 단타위주의 개미투자자들. 이들은 IPO 주식을 찾아다니며 단기차익을 얻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IPO`라는 말만 들어가도 `묻지마 투자`에 나서기 일쑤다. 이치요시증권의 언더라이팅 담당자인 가미야시키 토루는 "이같은 투자는 기업의 펀더멘털이 좋고 나쁨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이들은 투기자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소액투자자들의 단타매매가 IPO시장을 달군 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증시 관계자들은 "일부 딜(Deal)이 곤두박질 칠 경우 IPO시장의 호시절은 끝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도쿄IPO닷컴의 니시보리 다카하시 편집장은 "단타 수익이 사라진다면 더이상 IPO시장에 자금이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IPO시장의 거품을 우려하는 이같은 목소리에도 불구, 여전히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IPO붐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높은 수익률을 구가하는 기업들은 여전히 몇몇 기업에 한정돼 있는데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계속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IPO닷컴의 시보리 편집장은 "일본 IPO시장은 버블이지만,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이 지속되는한 IPO붐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KBC파이낸셜프로덕츠의 일분 시장 전략가인 조나단 앨럼은 "일본 IPO시장에 대한 전망은 늘 어렵다"면서 "결국 모든 것은 시장상황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 강세가 지속된다면 IPO시장은 더 높은 수익률을 구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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