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매일 오가던 길인데" 시청역 출근길 '참담'…현장엔 국화꽃

서울 시청역 인근 '9명 사망' 대형 교통사고
사고 다음날 출근하는 시민들 "안타깝다"
현장엔 박살난 오토바이와 임시 안전펜스
  • 등록 2024-07-02 오전 9:03:28

    수정 2024-07-02 오전 10:32:59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김한영 수습기자] “출근하며 매일 오가는 길인데…너무 황망하고 안타깝죠.”

2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지난밤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2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시청역 7번출구 인근 교차로.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다음날 시민들의 출근길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사고 현장은 대부분 수습이 완료됐지만, 사고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었다. 인도 보호 펜스가 완전히 파손돼 임시 펜스가 설치돼 있었고, 전면부가 박살 난 오토바이가 사고의 심각성을 짐작게 했다. 오토바이 옆에는 국화꽃 두 송이가 놓여 있었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추모 문구가 붙어 있었다.

시민들은 피해자 다수가 퇴근 후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남의 일 같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현장을 침통하게 지켜보던 50대 남녀는 “어제 사고 소식을 뉴스로 듣고 깜짝 놀랐다”며 “안타깝다는 말 외에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말끝을 흐렸다. 박모(60) 씨는 “여기가 일방통행이고 속도를 낼 만한 곳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는지 모르겠다”며 “사고 원인은 아직 안 나온 것이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고모(45) 씨는 “점심시간에 때때로 나오는 길”이라며 “나도 어린 자녀들한테 ‘교통섬 턱 안쪽에 있어라’, ‘울타리 안에 있어라’ 말하는데 그런 당부조차 소용이 없는 사고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근 사무실 건물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는 류모(66) 씨는 “너무 많은 사람이 죽은 것 같다”며 “나는 여기서 일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이곳 경비원 아저씨들은 절대 사고가 날 만한 길이 아니라고 하더라.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직장인 2년차 박모(25) 씨는 “어제 저녁 퇴근할 때 사고 현장을 지나쳐 집으로 갔기 때문에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친구들한테 ‘살아있냐’, ‘조심하라’는 연락을 아침부터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다니던 길인데, 오늘은 좀 걱정돼서 사고 현장을 피해 출근했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오후 9시 27분께 시청역 7번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사고를 낸 제네시스 차량 운전자 A(68)씨는 도로를 역주행하면서 차량 2대를 잇달아 추돌하고, 인도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대기 중이던 보행자들을 덮쳤다.

차량이 시민들을 들이받으면서 총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부상자 4명 중 1명은 중상, 3명은 경상으로 모두 인근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중상자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파악됐다. 경상자 3명은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현재 A씨는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고 있으며, 음주운전 혐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고 발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2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지난밤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조보아, 섹시美 대폭발
  • 핫걸!
  • 시청역 역주행
  • 작별의 뽀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