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업계 “수출 일감 확보하고도 규제 탓에 공장 증설 어려워”

무협, 대구·경북 무역업계와의 간담회 개최
산업단지 입주 심사 시 현장실사 반영 요청
  • 등록 2023-04-11 오전 8:55:47

    수정 2023-04-11 오전 8:55:47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한국무역협회(KITA)는 지난 10일 경북 경산시 소재 일지테크 본사 회의실에서 정만기 부회장 주재로 ‘수출 확대를 위한 대구·경북 무역업계와의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수출 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와 규제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마련했으며 원스톱 수출·수주 지원단의 나성화 부단장, 구준모 일지테크 대표를 비롯한 대구·경북지역 수출 기업인 7명이 참석했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5년간 정책 요인으로 우리의 전반적 수출 산업 기반이 약화된 것이 문제”라며 “이제라도 과감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저 임금 급상승, 주당 40시간 근로에 연장 12시간만 허용하는 경직성, 중대 재해 처벌법 제정이나 공정 거래법, 상법, 개별 산업법 등의 개정을 통한 규제·입법 폭증으로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이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 대비 8.3배가량 높은 상황에 처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위기 속 지금 우리는 한 푼의 수출이 아쉬운 상황”이라면서 “기업들의 수출 확대를 위해 작은 이슈는 작은 이슈대로 해결하되 큰 이슈도 지속 제기해 해결해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10일 경북 경산시 일지테크 본사 회의실에서 ‘수출 확대를 위한 대구·경북 무역업계와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사진=한국무역협회)
참가 기업들은 산업단지 입주 제한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가공식품 수출 기업인 영풍의 조재곤 대표는 “최근 5년간 수출이 4배 이상 급성장해 현재 4개로 분리 운영하고 있는 공장의 통합과 확장이 필요하다”면서 “공장 확장을 위한 새로운 입지를 물색하고 있으나 오염 문제로 식료품 제조업은 입주 제한 업종으로 분류돼 산업단지 입주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산 공정 개발을 통해 식품 제조 시 폐수 등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만큼 산업단지 입주 시 업종 제한이 아닌 개별 기업의 현장 실사를 통해 입주 허용 여부를 심사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디스플레이 소재 기업인 DCT의 정한일 대표 역시 산업단지 입주 어려움을 호소하며 “7년간 연구 개발을 통한 신소재 및 장비 출시에 힘입어 최근 증가한 주문 수요에 따라 공장 확장을 모색 중이나 환경 규제로 입주 제한 업종으로 분류돼 현 입지 확장과 인근 산업 단지로의 이전이 제한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산업 단지 입주허용 업종 분류 시 각 기업의 생산제품 특성을 명확히 반영하기 위해 코드 분류를 세밀화하고 입주 제한 업종일지라도 친환경 공정, 유해성 검증, 폐수 처리, 폐기물 수거 등 생산 현장에 대한 실사를 통해 입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가기업들은 현지 진출과 관련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대기업의 미국 생산 시설 확대로 인해 협력 업체도 미국 진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수출 중소기업이 현지에 정착하기 위한 인력 수급, 비자, 법률 지원 관련 정부 및 유관기관의 종합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합동 원스톱 수출·수주 지원단의 나성화 부단장은 “대러 제재와 관련하여 전략 물자 수출입 고시 개정안 시행 전 수출 계약이 체결된 물품에 대해서는 수출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정부 담당 부처로 부터 확인했다”며 “향후 정보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를 위해 적시에 정보를 제공 하겠다”고 밝혔다.

무협은 이날 회의에서 제기된 애로에 대한 구체적 정책 대안을 마련해 원스톱 수출수주 지원단과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 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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