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9대 대통령 선거의 날이 밝은 9일 오전 7시 서울 서초구 내곡동 2·3 투표소가 마련된 언남초등학교에서 만난 김인희(73·여)씨는 “좋은 대통령이 나와서 대한민국이 더 융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새 이웃으로 맞은 내곡동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로 향했다. 등산복 차림의 노부부에서 20~30대 젊은 유권자까지 속속 투표장을 찾으며 내곡동 2·3 투표소는 오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투표소 안내원들은 줄지어 들어오는 유권자들에게 사는 지역을 물은 뒤 2·3투표소 가운데 어느 곳을 가야 할지 알려주느라 여념이 없었다. 서초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내곡동 2·3투표소 전체 유권자는 7360명으로 사전 투표 인원을 제외하면 이날 투표를 할 수 있는 유권자는 5900여명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9시까지 400여명이 투표를 마쳤다”며 “점심 시간을 전후해 투표 인원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유진(24·여)씨는 “박 전 대통령이 동네 주민이 됐다는 생각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며 “최근 이어진 국정농단 사태를 바라보며 박 전 대통령처럼 비리를 저지르지 않고 평등하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 사람이 대통령 됐으면 하는 마음에 투표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9살짜리 아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오혁진(45)씨는 “삼성동 자택에서 불법 집회가 이어지며 인근 주민들이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곡동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새 대통령은 앞선 박 전 대통령의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내곡동에서 40년 넘게 살았다는 김모(80)씨는 “박 전 대통령이 인근에 왔다는 사실보다 국민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한 것에 의미를 둔다”며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분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 측은 지난 6일 23년간 지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떠나 새로 사들인 내곡동 자택에 새 거처를 마련했다. 현재 자택 주변에는 경찰 병력 7~8여명이 번갈아 가며 순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