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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영문명 The Vegetarian)가 아시아 최초이자 최연소 수상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을 수상하면서 책을 번역한 영국인 데버러 스미스(28)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영연방 국가 출신을 위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은 작가와 번역자에게 공동으로 수여한다.
스미스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맨부커상 수상에 기여한 결정적 주역으로 꼽힌다. 문학계에서는 한국적 뉘앙스를 자연스럽게 살려낸 스미스의 영어번역으로 작품에 대한 호평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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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의 정식 번역을 맡은 건 지난해 초다. 2012년 런던대 소아스(SOAS) 석사과정 중 출판사가 ‘읽어보고 얘기해달라’며 건넨 것이 인연이 됐다. 당시에는 형편없는 번역으로 출판이 성사되지 못했다가 이듬해 런던도서전을 앞두고 출판사에 1년 전 것을 고쳐 보낸 것이 성사됐다. 영국 포르토벨로출판사에 책 앞부분 20여페이지의 샘플번역본을 직접 보내면서 세계무대에 선보였다. 책을 출간한 이후에는 아는 출판사와 평론가, 독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홍보했고 이후 책은 대대적인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한 워크숍에 참가했던 스미스는 “한국어와 같이 소수언어권에서 온 책들은 소위 ‘다른 문화로의 창’과 같은 진부한 문구로 포장해 출간한다. 나는 그런 점을 지양하고 문학서로만 홍보하고 싶다.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을 한국을 들먹이며 마케팅하고 싶지 않다”고 자신의 번역철학에 대해 말한 바 있다. 스미스는 오는 6월 열리는 서울 국제도서전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