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가 돌아왔다는 '착각'..상반기 어획량 '뚝'

일부 오징어 풍년 사례 알려지며 회복세 기대 컸지만
실제는 작년보다 37%↓..금어기 고려해도 급감 수준
상대적 선방한 지난해 비교..바닷물 차서 오징어 실종
"단기적인 일부 사례로 오징어 관리 불가 경계해야"
  • 등록 2021-08-16 오전 11:33:45

    수정 2021-08-16 오후 9:12:54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오징어 올해 상반기 어획량이 예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바닷물 온도가 지난해보다 낮아 오징어 어장이 형성되지 않은 탓으로 해석된다.

생물 오징어.(사진=이데일리DB)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살오징어 어획량은 1만2835t을 기록해 전년 동기(2만464t)보다 37.2% 감소했다. 이 어획량은 일반해면어업 방식으로 잡은 산 오징어의 총량이다. 원양을 제외하고 근해·연해에서 잡은 양만 합산한 것이라서 국내 오징어 어획량을 가늠하는 지표다.

올해 상반기부터 처음으로 오징어 금어기(4~5월·정치망은 4월만 해당)가 제정되고 금지체장도 강화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어획량 감소는 확연하게 눈에 띈다. 올해 1분기(1~3월) 어획량은 9049t으로 전년 동기(1만4761t)보다 38.6% 줄었다. 금어기가 끝난 올해 6월 어획량(2979t)을 전년 동기(4389t)과 비교하더라도 32% 감소한 것이다.

평년(2016~2020년)과 비교하더라도 올해 어획량은 낙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번 상반기는 5개년 상반기 평균 어획량(3249t)에 미치지 못하고, 월별로 보더라도 6월을 제외하면 1~5월이 모두 평균을 밑돌았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지난해가 유독 좋았던 게 첫 번째다. 오징어 어획량은 과거와 비교해 절대적으로 감소한 상황이지만 2019~2020년은 상대적으로 회복한 측면이 있다. 2018년 어획량이 역대 최저급으로 감소한 탓이었다. 당시 동해 수온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개체 수 감소분을 막아준 측면이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당시보다 바닷물 온도가 내려가는 바람에 회복세가 유지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이게 두 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오징어 주 산지인 강원과 경북의 지난 5~6월 어획량은 2999t으로 전년(4598t)보다 34.8% 줄었다. 이 일대 연안 수온이 올해 17.5℃를 유지해서 전년(18~19℃)보다 내려간 것이 오징어 어획량이 감소한 원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온대성 어류 오징어가 수온이 낮아진 동해를 빗겨가면서 어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탓이다.

다만 해수면 온도 변화에 따른 오징어 어획량 증감이 금어기와 금지체장 무용론의 근거는 아니다. 어족 자원 관리는 복합적이라서 특정 한 가지 변수를 조절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경계한다.

이런 터에 오징어 어획량 증감을 단기 시각으로 접근해 인식하는 것도 오류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오징어는 올해 상반기 어획량이 매우 좋았던 일부가 두드러져 풍년이 든 것처럼 알려졌으나, 통계청 통계를 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았던 게 사례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오징어를 연구하는 김중진 박사는 “오징어는 해양 환경에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기적인 일부 현상을 들어 회복 추세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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