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39)씨는 "직장 동료 3명과 함께 삼겹살 대신 가격이 비슷한 꽃등심을 먹으러 왔다"며 "황금(黃芩·7~8월 자주색 꽃을 피우는 약용식물)을 먹여 육질이 연한 게 확실히 다르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김씨가 구입한 생등심 가격은 700g에 3만4500원으로, 150g당 7350원꼴이다. 1인분(150g)에 7000~8000원 하는 식당 삼겹살 가격과 비슷하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한우식당의 생등심 1인분(150g) 4만8000원에 비하면 15% 수준. 광주광역시 상무지구(150g 2만5000원)의 29%, 강진군 일반 한우식당(150g 2만원)의 37%에 불과하다.
김씨가 지갑에서 꺼낸 돈은 이날 고기 값에다 야채류 등 반찬값(100g당 1000원씩 모두 7000원), 그리고 밥값(메뉴에 따라 1인분 2000~5000원)을 더해 모두 6만원을 넘지 않았다. 김씨는 "넷이서 맛 좋은 한우를 포식하고도 가격이 이렇게 싸니 대만족"이라고 했다. 김씨처럼 '입소문'을 듣고 '맛 좋고 값싼' 쇠고기를 맛보기 위해 외지에서 이곳을 찾는 이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축산농가 직송 '황금(黃芩) 한우' 인기 폭발
이곳은 강진군과 6개 정육 업체가 15억원을 공동 투자, 지난달 14일 문을 열었다. 판매하는 모든 한우는 '황금(黃芩)'을 먹고 자란 '1등급(기름기와 육질의 연한 정도에 따라 크게 3개 등급으로 나뉨) 위주의 최고급 강진산 암소'다. 생약초인 황금은 한약재로 쓰이는 '천연 항생제'. 이 약초를 먹고 자란 한우는 다른 소에 비해 잔병치레를 적게 해 건강하게 자라는 게 특징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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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먹거리촌의 인기 비결은 바로 '가격 경쟁력'과 '고급화'. 작년 말 황금 암소 축산농가로 구성된 '강진들 황금한우 사업단'이 한우를 이곳으로 직송, 유통과정을 한 단계로 줄여 가격 거품을 뺐다. 김동균(40) 먹거리촌 대표는 "황금 배합 사료로 키운 최고급 암소 한우만을 고집한 고급 브랜드화 전략이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장 한 달 열흘 만에 200여 마리 암소를 팔아 17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황금 한우가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황금 닭' '황금 돼지'까지
작년 황금 닭 매출액은 13억원에 이른다. 황금을 먹어 건강해진 닭들은 부드러운 육질과 윤기 나는 털을 자랑하며 '펄펄' 날고 있다. 현재 강진군 전체 531개 양계 농가(100만 마리) 중 12개 농가에서 황금 닭 35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최근 수요가 치솟아 올해 당장 70만 마리를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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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홍 강진군수는 "축산물 '황금' 브랜드화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며 "'남도답사 일번지'답게 전라병영성, 다산초당, 청자박물관 등 관광지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먹거리촌 어떻게 가나
서울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목포IC까지 3시간30분을 달린 뒤 다시 국도 2호선을 타면 총 4시간10분 만에 강진종합운동장 옆에 있는 '강진들 황금 한우 암소 먹거리촌'을 찾을 수 있다.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대전을 지나 광주에서 나주·영암을 거쳐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