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투자은행 감독 강화..효과는 미지수

  • 등록 2002-05-23 오전 10:28:32

    수정 2002-05-23 오전 10:28:32

[edaily 강종구기자] 월가를 뒤흔든 메릴린치증권의 투자자오도행위에 자극받아 세계 각국이 투자은행과 리서치업무의 감독강화에 나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이 리서치업무와 투자은행업무의 완전분리와 애널리스트 보상체계 감시를 강화하기로 한데 이어 독일 영국 일본 등도 증권업계에 대한 감시 감독 강화를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3일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은 독일 규제당국이 투자은행들에 대해 애널리스트 보상체계와 신주인수업무의 개입여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영국 프랑스 일본 등도 현재의 애널리스트 이해상충방지방안을 강화하거나 아예 새로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유수의 세계 투자은행들도 속속 자체적인 개혁에 돌입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HSBC 홀딩스 도이체 방크 BNP파리바 등 다국적 투자은행들은 이해상충의 여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 매수추천체계를 개편하고 리서치업무와 투자은행업무간의 방화벽을 강화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물론 지나치게 낙관적인 보고서로 인해 투자자를 오도하거나 과도한 수수료를 챙기는 행위에 대한 미국 감독당국의 조사에 대한 대응이다. 그러나 감독당국과 투자은행들의 조치로 이들의 잘못된 관행이 완전히 근절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국가의 경우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조치들이 그저 겉치레에 그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애널리스트들의 보상체계를 자신과 관련된 금융거래와 완전히 분리하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시티그룹의 살로먼스미스바니는 하이닉스반도체의 외자유치를 위한 실사에서 장밋빛 보고서를 제출, 회사로서는 엄청난 이익을 남겼지만 투자자들은 주가폭락으로 눈물을 삼켜야 했다. BNP파리바는 최근 긍정적인 보고서와 부정적인 보고서의 비중을 맞추기 위해 주식추천 체계를 바꿨다. 그러나 다른 투자은행들과 마찬가지로 회사가 추천대상기업과 어떤 관계(신주인수를 맡았는지 등)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공시하지 않는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헨리 서베스 교수는 "(투자자와 증권사간) 잠재적인 이해상충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감독당국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감독당국이 확신을 줄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는 결국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을 몰아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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