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임신한 전처를 살해한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숨진 피해자의 미용실 앞에는 인근 주민들의 추모 쪽지와 꽃 등이 놓였다.
|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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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살인 등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28일 오전 10시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미용실에서 전 아내인 30대 B씨와 B씨의 남자친구 C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도 부상으로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당시 B씨의 뱃속에는 7개월 된 아이가 있었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B씨는 치료 중 끝내 숨졌으며,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아기는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고 있다.
범행 직후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난 A씨는 1시간 뒤 김제에서 긴급 체포됐다.
A씨는 도주 과정에서 자해해 긴급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범행 전 A씨의 모습 (사진=채널A 뉴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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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에서 불과 50여m 떨어져 있고 원룸촌에 자리 잡은 B씨의 미용실은 평소 동네 ‘사랑방’이나 다름없었고 B씨는 주민들에게 ‘딸, 언니, 누나’로 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에 따르면 B씨와 평소 알고 지냈던 한 주민은 “인근 학교의 학생들과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무료로 미용을 해주시기도 했었다. 그런 좋은 사람이 이런 일을 당해 마음이 아프다”며 “사실 B씨에 대한 미담은 말해도 끝이 없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난밤부터 오늘(29일) 아침까지 수많은 학생과 주민이 찾아와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웃 주민들 사이에선 “생전 B씨가 A씨로부터 금전적인 요구를 받아왔다”며 “언젠가 이런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는 말도 나왔다.
B씨가 숨진 사실이 알려진 뒤 미용실 앞에는 인근 학생들이나 상인 등이 놓은 ‘명복을 빕니다’, ‘하늘에선 아프지 말고 편히 쉬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쪽지와 꽃 등이 놓여있다.
경찰은 A씨가 회복하는 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