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 없이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새롭게 쏟아집니다. 출시 직후 하루 이틀 사이에는 리뷰가 넘치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민낯이 드러난 상태에서 아쉬움을 지적하는 리뷰는 찾아보기 어렵죠. ‘이 기자의 늦리뷰’는 출시된 이후 최소 일주일, 길게는 몇 달이 지난 제품·서비스를 이용한 후기를 전합니다. ‘진짜’를 보여드리는, 그러면서도 무겁지 않은 토요일 아침의 리뷰를 기대해주세요.<편집자 주>
| 카카오T 바이크. 사진=이재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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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카카오(035720)의 모빌리티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바이크’를 깜짝 선보였습니다. 전기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는 서비스죠. 카풀이라는 승차공유, 택시 콜 서비스 등에 이어 또 다른 공유 서비스입니다.
현재 인천 연수구와 경기 성남시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일주일 째입니다. 성남시 분당 지역을 방문했다 우연하게도 어피치 캐릭터가 새겨진 귀여운 카카오T 바이크를 만났습니다. 얼씨구나하고 바로 타봤습니다.
추천해요-간단한 사용, 잘 나가는 전기자전거, 부담 적은 기본요금우선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스마트폰에서 카카오T 앱을 실행한 뒤 바이크 탭을 누르고, 내 위치 앞에 있는 자전거를 인식시키면 됩니다. 화면 하단 ‘바이크 이용하기’를 눌러 자전거에 있는 QR코드를 카메라로 촬영하면 연동이 됩니다.(이때 블루투스 기능을 켜둬야 잠금장치가 풀립니다.)
과금이 시작됩니다. 이제 타면 됩니다. 저는 ‘전기’ 자전거를 처음 타봤습니다. 조금만 밟아도 쑥쑥 나갑니다. 힘이 많이 들지 않고, 특히 완만한 언덕은 평지랑 별 차이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쉽게 넘어갑니다. 걸어서 가면 20분쯤 걸릴 거리인데, 7분이 채 안 돼 도착했습니다. 사용요금은 기본요금인 1000원. 15분까지는 기본요금을 적용합니다. 마을버스를 탄다면 1050원(성인 교통카드 기준)이 드는 거리입니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봤습니다. 밤 늦은 시간, 분당선 전철 막차를 간신히 타고 집 근처 전철역까지 도달했을 때를 말이죠. 집까지 택시로는 5분, 걸어서는 20~30분이 걸리는 거리를 간다고 할 때, 전철역에 있는 이 바이크를 이용한다면 어떨가 말입니다. 택시는 잘 잡히지 않는 거리, 전기자전거를 이용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갈 수 있을 겁니다. 모빌리티의 ‘라스트마일’을 맡아줄 수 있는 거죠.
아쉬워요-서툰 이용자 보호책, 안전모의 부재, 추가요금의 부담 | 카카오T 바이크 앱 이용화면 캡처. 이재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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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비스 이용자는 대개 전기자전거를 처음 타보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심지어 자전거 타본 지도 1년 이상 넘은 탓에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나가니 당황한 측면도 있었습니다. 아파트 단지 입구 한 곳을 지날 때는 자동차 충돌이 우려되기도 했습니다. 타 매체 후배 기자는 안타깝게도 넘어져서 병원 신세를 졌다더군요.
더 중요한 문제는 안전모(헬멧)를 쓰지 않게 되는 점입니다. 공유 형태인 카카오T 바이크에는 안전모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며 안전모를 항상 들고 다니기도 어려울 겁니다. 물론 안전모를 비치해두기도 어려운 것 또한 이해합니다. 이미 따릉이(서울시 자전거 공유서비스)에서 안전모가 분실됐던 사례를 우리는 알고 있죠.
카카오T 앱은 일단 ‘헬멧을 착용하라’는 메시지를 띄우는 것으로 의무를 다하고 있습니다만, 안전 문제에 있어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공유경제 전반에 걸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우려’를 해소할 대안이 필요한 셈입니다.
가격의 경우, 기본요금을 넘어서는 부분에서는 ‘비싸다’는 느낌이 듭니다. 1000원이야 버스 한 번 타는 것보다 저렴하지만, 15분 이상 탈 경우 부과되는 부가요금(5분당 500원)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또 중간에 잠시 어딘가 방문했다 갈 경우 잠금장치를 잠그면 다시 처음부터 과금이 시작되는 부분 또한 보완책이 필요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