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년 철권통치 살레 대통령은 누구 대부분의 독재자들이 그렇듯 살레 대통령도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다. 1978년 정권을 장악한 그의 통치 기간은 33년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장기 집권한 독재자다. 세계 최장기 집권자는 1969년 리비아 국가수반에 오른 무아마르 카다피였다. 살레 대통령이 집권했던 당시 예멘은 북과 남으로 분단된 상태였다. 북예멘 정권을 차지한 살레는 강력한 통치력을 발휘 집권 초기 사회를 안정화 시켰다.
그러나 장기 집권에 따른 정권 부패와 남예멘 차별, 경제 위기 등 총체적 국정 운영 실패로 퇴진 위기를 맞자 올해 초 종신 집권을 추진한다. 국민은 이에 거세게 반발하며 지난 1월부터 10개월간 반정부 시위를 벌여왔다. ◇ `아랍의 봄` 물결 어디까지..누구도 안심 못해
아사드 대통령의 무자비한 시위 진압으로 현재까지 발생한 사망자 수는 3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사실상 내전이 발생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리비아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사망자 수다.
살레 대통령은 자신이 끝까지 권좌를 지킬 경우 카다피처럼 최후를 맞을 것을 우려해 사우디의 중재를 발판으로 유엔(UN)의 신변 보호 약속을 받고 정권을 내놨다.
`아랍의 봄` 불길이 예멘을 넘어 시리아까지 이어질 경우 잠잠했던 이 지역 민중 봉기 움직임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실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이 예멘과 시리아 정부에 등을 돌린 것은 민중 봉기 불길이 자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지금은 잠잠하지만 사우디, 수단, 이라크, 오만 등 이 지역 국가들은 모두 올해 초 아랍의 봄 물결에 휩싸이며 반정부 시위를 한차례 이상 경험한 바 있다. 하지만 아랍의 봄 혁명으로 독재정권을 퇴진 시킨 나라들이 바로 정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아니다. 올해 초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퇴진시킨 이집트는 정권을 장악한 군부와 국민 사이에 다시 격렬한 충돌이 일어나고 있으며, 카다피를 축출하고 새정부를 출범시킨 리비아도 부족간 알력이 심해 정치적 안정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