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주유소 이번엔 성공할까

GS칼텍스 수도권 3곳에 친환경 셀프전용 주유소 오픈
  • 등록 2006-11-22 오전 11:00:00

    수정 2006-11-22 오전 11:42:35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주유기계 작동이 어렵다. 기름 냄새가 많이 난다. 결제하러 주유소 사무실까지 드나드는 게 번거롭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 기름값도 큰 차이가 없는데 괜히 궁상맞아 보인다.

일본은 전체 주유소의 10%, 미국은 90%가 운전자가 직접 기름을 넣는 '셀프 주유소'지만 우리나라에는 셀프 주유소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들이다.

주유소 업주들 입장에서도 새로 기계를 들여와야 하는 비용부담에 고객에게 주유방법을 알려주려면 어짜피 주유보조원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관리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에 현재 전국의 셀프 전용주유소는 정유사들이 고객 반응을 체크하기 위해 시험적으로 운영하는 4곳 뿐이다. 97년 유가자유화 이후 세미셀프 식의 주유소가 경쟁적으로 설치되었으나, 대부분 다시 기존 방식으로 복귀했다.

GS칼텍스가 이런 셀프주유소 불모지를 재개척하기 위해 친환경 셀프 전용 주유소를 다시 오픈한다. GS칼텍스는 22일 오전 셀프주유소 오픈식을 개최하고 신개념 셀프 전용주유소를 수도권 지역 3개소에서 선보이기로 했다.

이 주유소들은 GS칼텍스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주유소로 국내 최초로 친환경 기술인 증기회수장치(VRS ·Vapor Recovery System)을 적용,주유시 기름냄새가 나지 않도록 했다. 이 장치는 기름을 넣는 호스에 달려서 휘발성 기름냄새를 흡수한다.

또 주유기에 익숙지 않은 고객도 최대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주유기 인터페이스를 은행의 현금인출기처럼 바꿨다. 음성안내와 LED 화면안내를 따라 하면 주유를 직접 간편하게 할 수 있다.

가장 관건인 가격 문제도 휘발유 기준으로 리터당 30~100원까지 저렴하게 판매할 계획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변 주유소들이 셀프주유소를 의식해서 함께 가격을 낮추는 바람에 가격경쟁력이 별로 없었지만 이번에는 주변 주유소들이 따라오기 어려울 수준으로 가격 인하폭을 좀 더 크게 해서 확실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새로 오픈하는 셀프전용 대형주유소의 고객 반응을 확인한 후 친환경주유기 중심의 대형 셀프전용 주유소를 연차적으로 전체 주유소의 30% 수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수원 지역의 셀프 주유소를 운영해본 결과 기계 사용에 익숙지 않은 주부들도 셀프주유소 이용이 잦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유가가 많이 오른 상황이고 주유소들도 구인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셀프 주유시설을 좀 더 보강할 경우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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