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망막모세포종에서 안동맥 내 항암병행요법으로 치료 효과 높여

기존 치료법 대비 안구보존율 14배 향상
  • 등록 2021-12-14 오전 9:25:40

    수정 2021-12-14 오전 9:25:40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진행된 망막모세포종에서 ‘안동맥 내 항암요법’이 안구보존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승규, 소아혈액종양과 한정우, 영상의학과 김동준 교수 연구팀은 진행된 망막세포종 환아를 대상으로 항암제 용량을 줄여 안구로 가는 동맥에 직접 주입하는 ‘안동맥 내 항암요법’을 도입한 이후 안구보존율이 14배 높아졌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망막모세포종은 망막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소아의 안구 내 악성종양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대게 5세 미만의 나이에서 진단되며 환자의 약 40%는 유전성으로 발생한다. 동시에 또는 시간 간격을 두고 양쪽 눈에 모두 생길 수 있다. 국제망막모세포종 병기 분류상 종양의 크기와 중증도에 따라 A, B, C, D, E 다섯가지 군으로 분류한다.

항암화학요법의 발달로 망막모세포종을 치료하기 위해 안구를 적출하는 경우는 많이 감소했다. 하지만 병기 분류상 D 또는 E군의 망막세포종은 전신항암요법만으로는 치료 효과가 불충분해 안구 적출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어린아이에게 독한 항암치료를 여러 차례 반복 시행하게 됨으로써 치료 부담과 부작용 등이 수반된다.

전신항암요법 치료의 부작용으로 전신적 면역 기능 감소 및 혈액 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진행된 암에서는 항암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세브란스병원은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2010년 국내 최초로 적은 용량의 항암제를 안구로 가는 안동맥 내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인 ‘안동맥 내 항암요법’을 시작했다.

연구팀은 ‘안동맥 내 항암요법’ 도입 전(1985년 ~2009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받은 D 또는 E군 망막세포종 33안과 도입 후(2010년 ~2020년) 치료받은 64안의 5년 안구보존율과 사망률을 비교분석했다.

안동맥 항암요법이 도입된 이후(2010~2020년) 5년 안구보존율은 44.5%로 도입 이전 3.2%에 비해 14배 가량 높아졌다.


분석 결과, 안동맥 항암요법이 도입되기 전 치료받은 환자들의 경우 5년 안구보존율은 약 3.2%에 불가했으나, 안동맥 내 항암요법이 도입된 이후 5년 안구보존율이 약 44.5%으로 안구보존율이 14배 가량 높아졌다.

망막세포종 전이로 인한 사망률 또한 2010년 이전 3%에서 2010년 이후 0%로 낮아졌다. 또한 안동맥 내 항암요법 치료가 도입(2010년 이후)되면서 일차치료로 안구적출을 시행한 경우가 14.1%로 도입 전(57.6%)에 비해 크게 줄어들며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처음으로 암세포가 망막을 뚫고 안구 내 유리체강내로 퍼진 경우 눈에 직접 항암주사를 시행하는 유리체강내 항암주사와 재발성 난치성 병변에 근접방사선 치료를 시행해 환자들의 안구보존율을 높여왔다.

이승규 교수는 “망막세포종 치료의 중점은 안구를 보존하고 시력을 최대한 살려 성인이 되어서까지 삶의 질을 유지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라며 “앞으로 전신항암요법, 안동맥 내 항암요법, 유리체강 내 항암주사, 근접방사선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을 개발하고 환자 특성에 따라 맞춤치료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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