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臺 꺼림칙한 日정부…도시바 반도체, 美·日 합작 유력

일본정부, 후지쓰-후지필름에 입찰 참여 설득중
참여시 미국계와 합작 가능성에 무게
1차 입찰 10곳중에선 브로드컴-SK하이닉스-혼하이 압축
  • 등록 2017-04-09 오전 11:01:53

    수정 2017-04-09 오전 11:01:53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일본 도시바(東芝)가 분사후 매각하는 메모리반도체사업 인수전이 미국과 한국, 대만업체간 3파전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미국측을 선호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만큼 형식적으로는 4파전, 실질적으로는 미국과 일본간 2파전 또는 양자간 합작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자국 민간기업을 상대로 도시바 메모리사업 매각 입찰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과 경제계는 지난달말 마감된 1차 예비입찰에 일본 기업이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자 자국 기업들에게 2차 입찰에는 참여해 달라고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자사 제품에 도시바 반도체를 쓰고 있는 후지쓰와 후지필름홀딩스 등이 그 대상인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현지에서는 만약 일본 기업이 참여하더라도 독자적으로 인수하기보다는 미국 기업과 합작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1개 회사당 100억엔 정도를 출자하도록 해 정부계 펀드 출자를 더해 5000억엔 규모의 자금을 모은 뒤 미국계 기업과 손을 잡고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꾀하는 방식을 구상중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도시바 반도체부문 인수전도 미국측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도시바 반도체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한 10곳의 후보들 가운데 사모투자펀드(PEF)인 실버레이크매니지먼트와 손잡은 미국 대형 반도체업체 브로드컴과 대만 폭스콘(홍하이정밀)과 한국의 SK하이닉스가 유력한 후보로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세 곳 정도가 인수 가능성이 큰 후보로 좁혀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현지 언론들은 폭스콘과 실버레이크-브로드컴이 가장 높은 약 2조엔(약 25조원)에 이르는 인수금액을 써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소식통은 브로드컴과 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도시바 반도체 기술의 전략적 가치 때문에 폭스콘이나 SK하이닉스에 팔리는 것은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2차 입찰은 다음달쯤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가 백색가전 및 반도체사업에 이어 TV사업부문 매각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 가전업체인 베스텔과 중국 가전기기 업체인 하이센스그룹 등이 도시바의 TV 사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가격 책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베스텔은 이미 유럽에서 도시바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상표권을 획득했다.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과 더불어 내년 3월까지 TV 사업 부문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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