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자체 조사 결과를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미국의 UL(Underwriters Laboratory) 등 외부 시험인증기관에 넘기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노트7의 잇단 발화 사태 이후 자발적 리콜을 공식 승인한 바 있다. 표준원은 당시 사고 원인에 대해 “특정 배터리 제조사의 셀 제조 공정 문제로 극판 눌림 등이 발생하여 음극과 양극이 붙어 과열되는 배터리 결함에 있고, 다른 배터리 제조사의 양품 배터리를 장착한 개선 제품은 안전하다는 삼성의 분석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결국 제품은 2차 리콜을 거쳐 단종됐고, 지난달부터 삼성전자는 표준원, KTL 등과 함께 발화 원인을 심도있게 조사해왔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조사 내용은 인증 기관 내에서도 별도 태스크포스를 꾸리며 진행하는 극비 사항”이라며 “1차 리콜 후에 제조 공정 쪽이 문제였던 것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국내 시험인증 업계 관계자는 “미국쪽 여론을 감안하면 한국 기관보다 미국 기관인 UL의 발표에 더 무게가 실린다. UL의 일정에 맞춰 최종 결과가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한미 양 기관에 결과를 넘겼다면 원인을 100% 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언급했다. 전자 업계의 한 관계자도 “삼성전자에서는 이미 자체 조사결과를 KTL과 UL에 넘긴 만큼 이제 공은 KTL로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KTL이 UL보다 먼저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KTL이 먼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가 이후 UL이 내놓는 내용과 다를 경우 소비자 신뢰문제 등 후폭풍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것. 결국 이런 변수를 감안하면 삼성전자로서도 자체조사결과 외에 또 한번의 외부기관 검증을 거쳐야 하는 만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노트7를 아직 반납하지 않고 사용 중인 고객의 회수를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이날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노트7’의 글로벌 회수율이 고객에게 판매된 306만대 중 90%에 육박했다. 갤럭시노트7이 북미, 유럽 등 해외 지역에서는 90%를 넘어서는 회수율을 나타냈고 한국은 80% 초반의 회수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향후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규제 당국, 통신사업자 등과 협의해 배터리 충전 제한 강화 등 추가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발표 시기에 대한 이런 저런 전망이 많은데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신제품 출시 전에는 발표할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