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유통업계 "올해 상반기 어려웠다"

롯데마트, 상반기 키워드로 `HARD`
높은 물가·이상기후·정부규제 등 포함
  • 등록 2012-06-04 오전 10:10:47

    수정 2012-06-04 오전 10:10:47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올해 상반기는 국내 유통업계에도 힘든 시절이었다. 롯데마트는 그간 이슈와 매출 동향 등을 분석한 결과 2012년 상반기 유통 키워드로 `하드(HARD)`를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HARD는 소비자들의 주요 트렌드 4가지의 이니셜을 조합한 단어다. H는 높은 물가(High prices)로 인한 알뜰 소비 트렌드, A는 이상기후(Abnormal climate)로 인한 소비 트렌드 변화, R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에 대한 규제(Regulation), D는 새로운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Demand for new products)를 의미한다.

이는 실제 사례들을 생각해보면 더 와 닿는다. 올해 상반기에는 물가지수 개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신선식품지수가 작년보다 3~4% 가량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할인과 행사 상품이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에 의하면 지난 1분기 할인 행사 상품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8% 가량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행사 상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작년 23.6%에서 올해는 26%로 증가했다.

식료품과 생필품등에서도 대기업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PB)상품의 매출이 늘었다. 이중 `알뜰형` 상품은 더 잘 팔리는 경향을 보였다.

또 봄철에 가뭄과 이상 저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국산 과일의 가격이 상승하자 수입 과일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롯데마트에서는 지난달까지 국산 과일 매출은 지난배 대비 3.1% 신장한 데 그친 반면, 수입 과일은 20.5% 상승했다.

정부 규제에 따른 시련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유통법 개정안에 따른 `대형마트와 SSM에 대한 영업규제`는 여전히 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대형마트와 SSM에 대한 강제 휴무 및 영업시간 단축으로 대부분의 매장이 월 2회 일요일에 문을 닫고 있다. 점차 해당 점포의 수가 확대되면서 향후 매출 감소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점차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도 이어졌다. 가전·애완·장난감·명품 등 전물 매장이 오픈하는가 하면 항공권판매, 가전렌탈, 카쉐어링 등 기존에는 없던 서비스들이 새롭게 선보였다.

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올해 상반기는 고물가로 인한 소비위축과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영업규제 등으로 유통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낸 만큼 유통업계의 주요 이슈도 어려움을 상징하는 키워드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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