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금융권 빚이 많은 34개 그룹이 주채무계열로 선정돼 대기업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된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대기업은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고 계열사나 보유 자산 매각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 여신 500억원 이상인 일반 대기업 2000여곳에 대한 재무평가도 동시에 실시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큰 34개 대기업을 2012년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주채무계열은 금융권 신용공여액의 0.1% 이상인 기업집단이 대상이며, 올해 선정기준은 계열당 1조4622억원 이상이다.
지난해 37개사 중
하이닉스(000660)는 SK텔레콤에 인수돼 SK그룹에 편입됐고, 한솔과 SPP조선은 선정기준보다 채무액이 적어 제외됐다. 다만 현재 재무약정 대상인 SPP조선은 앞으로도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자율협약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 이행하게 된다.
34개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은 총 7개다. 우리은행이 삼성·LG 등 7개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이 한진 등 8개, 하나은행이 SK 등 4개, 신한은행이 롯데 등 4곳이다. 외환은행은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국민은행은 신세계와 KT, 농협은 유진의 주채권은행이다.
주채권은행들은 이달 말까지 자신들이 맡고 있는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평가를 실시, 이 가운데 재무구조가 취약한 계열은 5월말까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한진(002320), 금호아시아나, 동부,
대한전선(001440),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등 6개기업이 약정을 맺었다.
특히 올해는 금융당국이 건설·조선·해운 등 이른바 3대 취약업종에 대한 사전평가를 실시했고, 각 주채권은행들에게도 이들 업종에 대한 심도있는 정기평가를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3대 업종을 주력으로 삼는 기업집단중 일부는 새로운 재무약정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주채무계열과 별도로 금융권 빚이 500억원 이상인 개별 대기업에 대한 평가도 이달중 실시된다. 각 채권은행이 기본평가를 실시한 뒤, 재무구조 취약 업체에 대해서는 상세평가를 진행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A등급(정상), B등급(일시적 유동성 부족), C등급(워크아웃), D등급(법정관리) 등으로 분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