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에서는 ''山色''이 통한다

  • 등록 2009-04-23 오후 12:00:00

    수정 2009-04-23 오후 12:00:00

[조선일보 제공] 한국은 기능성 소재인 '고어텍스' 매출 2위 국가(1위는 미국)에 올라 있을 정도로 등산복이 많이 팔리는 나라다. 한국 토종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가 세계에서 고어텍스를 두 번째(1위는 노스페이스)로 많이 구매한다는 통계에서도 한국인의 등산복 사랑이 드러난다.

향긋한 새싹 사이로 산과 들을 휘휘 누비기 좋은 요즘, 전과 달리 색색의 밝은 색으로 차려입은 사람들로 산길이 유난히 활기차 보인다. 반바지와 사파리 모자에 연두색 재킷을 걸치고 잔디밭에 편안하게 앉아 있는 배우 공효진(노스페이스), 지면에서 튀어나와 예능 프로그램으로 껄렁껄렁 직행할 것 같은 가수 은지원·MC몽(네파)에서 볼 수 있듯 아웃도어 브랜드 모델은 '거친 산사나이'에서 발랄하고 통통 튀는 젊은 연예인으로 교체 중이다.

▲ (브랜드/소재/20자 설명/남성·여성 구분/가격) ①라푸마/고어텍스 퍼포먼스쉘 /떼어낼 수 있는 모자, 작게 포장 가능/남/32만원 ②라푸마/고어텍스 팩라이트쉘/ 군더더기 없이 카키색으로만 꾸 민 가벼운 재킷/남/32만원 ③네파/프론텍스/겉은 방풍 소재로, 속은 망사 원단으로 꾸몄다. 분홍색도 있음/여/17만9000원 ④K2/윈드스타퍼/두껍지 않으면서도 바람과 비를 막아준다. 분홍·겨자색도 있음/여/22만9000원 ⑤네파/이벤트/어깨와 팔꿈치엔 오래가도록 케블라(KEVLAR) 소재를 덧댔다/여/57만원 ⑥코오롱스포츠/고어텍스 윈드 스타퍼/옆 선과 소매에 진한 색상 부분은 나일론 스판이라 움직이기 편하다/남/22만원 ⑦노스페이스/고어텍스 팩라이트쉘/광고에서 공효진이 입고 나온 재킷. 모자는 뗄 수 있음/여/35만원 ⑧노스페이스/고어텍스 팩라이트쉘/지퍼에 붙어 있는 분홍색 보호 필름이 경쾌하다/여/35만원 ⑨코오롱스포츠/퍼포먼스쉘/살짝 광택이 돈다. 재킷 밑단 고무줄로 핏(fit) 조절 가능/남/37만원 ⑩K2/저(低)데니어 나일론/얇고 가벼운 일본 소재 사용. 어깨와 주머니에 한 겹 덧댔다/여/38만 9000원

고어코리아 진은희 이사는 "요즘은 각 브랜드에서 주력상품에 '등산복'이란 말을 잘 붙이지 않으려 한다"라며 "산악회나 전문 등산인들을 표적으로 한 전문 등산복 시장과 취미로 야외활동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이른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패션'이 선명하게 갈리고 있다"고 했다. 동네 뒷산에 오르면서도 에베레스트 오를 기세로 '완전 산장(山裝)'을 한 이들이 줄고 야외활동 후 바로 친구를 만나 카페에서 차 한잔해도 될 것 같은 캐주얼 아웃도어족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색상 면에서 올해 아웃도어웨어의 승자는 단연 부드러운 연두색이다. 2년 전쯤만 해도 산에서 볼 수 있는 색상은 검정 회색 파랑 정도였다. 지난해 빨강 분홍 보라 등 따스한 계열의 색상이 확 늘더니 올해는 '초록 나라'에서 반격이라도 하듯 녹색, 겨자색, 연두색 등 각양각색의 초록 빛깔이 산길을 물들인다.

▲ 탁탁 접으면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얇은 바람막이 재킷. 쉘러 소재. 네파 14만5000원 / 조선영상미디어

코오롱스포츠 디자인실 김은경 차장은 "예전에는 파랑이면 파랑, 빨강이면 빨강 같이 원색적 소재가 강세였지만 요즘은 초록 빛깔 중에서도 '노란빛 도는 초록' '애플그린' 등 색상의 경계에 있는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의 재킷이 인기"라고 했다. 김 차장은 "이전에 아웃도어 바지의 대세였던 검은색보단 베이지색 바지와 함께 입어야 캐주얼하고 편안한 느낌이 잘 살아난다"고 했다.

연두색 재킷의 돌풍엔 착 가라앉은 경제가 한몫 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진은희 이사는 "'불황이다'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자극적인 빨강보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초록 계열에 사람들의 눈길이 쏠리는 듯하다"며 "세계적인 친환경 열풍도 초록·연두가 대세가 된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정복을 위한 산행'보다 산 둘레 걷기나 자전거 여행 같은 가벼운 아웃도어 활동 인구가 늘면서 배낭에 쏙 들어가는 가볍고 얇은 재킷도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 일반인들에게 인기를 끌던 고어텍스 '퍼포먼스쉘' 대신 훨씬 얇고 가벼운 '팩라이트쉘'로 만든 코오롱스포츠 초경량 재킷이나 안이 비칠 정도로 얇으면서도 방수 기능을 가진 네파의 쉘러 나노 소재 바람막이 등이 초경량 제품에 속한다. 김은경 차장은 "겹겹이 접으면 바지 주머니에도 들어갈 정도로 얇은 이들 제품은 보온보다는 방수와 방풍에 주력을 뒀기 때문에 지금부터 초여름까지 활용하기 좋다"며 "모자를 뗄 수 있게 만들고 단추나 지퍼들도 금속에서 플라스틱으로 교체하는 '더 가볍게' 경쟁은 가뿐히 놀러다니려는 이들을 겨냥해 앞으로 몇 년 동안 계속될 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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