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號 1년..잘 했나

`모범생 마무리투수`..효율성 높은 업무추진력 호평
소신정책·아젠다 발굴은 미흡
대선 격랑 속 안정적 경제운용이 과제
  • 등록 2007-07-16 오전 10:40:00

    수정 2007-07-16 오전 10:34:31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참여정부 말기의 경제팀 수장,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오는 18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최장수 정권말 경제부총리인 권오규 경제팀에 대해선 무난한 평가가 대세다.



권오규 경제팀은 새로운 아젠다(의제)나 개혁과제를 발굴하기 보다는 벌려진 정책을 차근차근 정리하고 있다. 마무리투수로써 역할을 다한다는 평이다. 청와대 정책실장서 부총리로 이동하며, 취임 당시 논란이 됐던 `코드인사`도 이런 측면에서 볼땐 장점으로 작용했다.

◇ 경기회복세 뚜렷..실력이냐 운이냐
  
객관적인 여건도 좋아 매우 `해피한` 경제팀장이다. 임기중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됐고 주가는 연일 치솟는다. 부동산도 안정됐다. 각종 거시지표들이 평온하고, 세계경제가 좋아 외풍도 없다. 자본시장통합법 등 오래 추진해온 정책들의 결실도 맺었다. 

김진표-이헌재-한덕수로 이어지는 참여정부의 전임 경제팀장들과 비교한다면 권오규 부총리는 스타성도 떨어지고, 밖으로 보이는 카리스마는 가장 처진다.  

반면 주어진 과제를 속도감있게 완결시키는 업무효율성 측면에서는 가장 뛰어났다는 평이다. 자본시장통합법과 출자총액제한 완화 등 적잖은 정책들이 부총리 재임기간 중 완결을 봤다.

◇ `친정체재`에 내부 반발

권 부총리의 이같은 업무추진력은 재정경제부라는 파워 엘리트 집단에 대한 장악력에서 나왔다. 전임자 한덕수 총리가 이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해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진다.
 
이는 정통 권 부총리 자신이 정통 재경부 관료 출신이어서 누릴 수 있었던 이점이기도 했으며, 친정체제를 확실히 구축하는 인사 스타일이 바탕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강원도· 경기고 출신과 경제기획원(EPB) 시절을 함께한 직속 부하들을 잇따라 요직에 기용하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고, `자기사람 너무 챙긴다`는 내부의 비난도 있었다. `적자`에 속하지 못한 이들의 불만도 높다. 
 
◇ 참여정부 `마지막` 경제부총리?
 
정책방향과 그 성과에 대해서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평가가 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은 우호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현재 우리경제의 최대 불안요소로 꼽히는 과잉유동성에 책임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의 임기 전부터 이어진 일이긴 하지만 재경부가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에 압력을 행사,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쳐 유동성 고삐를 놓쳤고 부동산과 주가 버블이 만들어졌다는 논리다.

청와대와 잘 통하는 착실한 모범생이기는 하지만, 별로 한 게 없다는 시각도 있다. 반값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등 올초 청와대 의중에 맞춰 잇따라 소신을 접어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반면 참여정부 임기 후반에 취임, 어차피 개혁의지를 실현하는 단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불가항력적 측면이었다는 옹호론도 동시에 나온다.

권 부총리에 대한 청와대의 신뢰는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특정 인물의 부총리 기용설도 나왔지만, 교체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대선정국 속 경제 안정 운용..최대 과제
 
 `바꿔야할 특별한 이유가 별로 없다`는게 가장 큰 이유다. 현재로서는 정권말기 최장수 부총리이자, 아마도 `마지막 부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권오규 경제팀에 남은 최대의 과제가  요동칠 대선 정국속에 경제를 안정적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그러나 앞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정통적 경제논리와는 거리가 먼 참여정부 특유의 코드 정책 압력이 아직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데다, 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정책 요구도 잇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대내외 환경도 만만치 않다.
 
떨어지는 환율과 오르는 유가, 넘치는 유동성, 주가 과열, 언제 다시 튀어오를지 모르는 부동산 시장 등이 복병으로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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