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첫 전력주의보 발령…"이른 더위로 수급 불안"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이 첫 전력주의보를 발령했다. 예상보다 이른 더위에 냉방을 위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지난 3월 16일 일본 동부를 강타한 규모 7.3의 지진으로 도쿄에서 정전이 발생, 사람들이 불이 꺼진 상점에서 쇼핑하고 있는 모습.(사진=AFP)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오후 5시경 도쿄 일대의 최고 기온이 35도에 달해 예비율이 오후 4시~4시 30분 4.7%, 4시 30분~5시엔 3.7%로 떨어질 것이라며 전날 ‘전력수급 핍박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본 정부가 전력수급 핍박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핍박주의보는 예비율이 5%를 밑돌 경우 발령토록 지난 5월 신설됐다.

예상보다 높은 기온으로 냉방을 위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난 반면, 지난 3월 동북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화력발전을 통한 전력 공급이 크게 줄어 전력수급이 불안정해졌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군마현 이세사키시에서는 낮 최고 기온이 36.8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11개 지점의 관측치가 36도를 웃돌았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이 크게 줄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기준 일본의 전체 전력 공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6%에 그치고 있다.

경산성은 “저녁에는 태양광발전에 의한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오후 4시부터 5시 사이엔 전력수급이 팍팍해진다. 이른 더위의 영향으로 저녁 이후에도 냉방 등을 위한 전력 사용이 줄어들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기업과 가계에 절전을 촉구했다.

경산성은 “추가적인 기온 상승 및 이에 따른 전력수요가 증가, 전원 트러블 등 돌발 상황이 벌어지면 예비율이 안정적 전력 공급에 필요한 최소 기준인 3% 아래로 떨어져 ‘핍박경보’가 발령될 수 있다”며 “열사병 위험을 고려해 냉방을 적절하게 사용하되 필요 없는 전기 사용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