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퍼거슨시, 비상사태 선포..시위대·경찰 또 충돌(종합)

잇딴 흑인 소요에 비상사태..일시 야간통행 금지도
시위대 거부에 경찰 최루탄 발포..18일 규탄집회 예고
  • 등록 2014-08-17 오후 3:33:45

    수정 2014-08-17 오후 3:33:45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한 10대 흑인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 이후 흑인들의 시위가 계속되면서 미국 미주리주의 작은 도시 퍼거슨시가 결국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를 선포했다. 또 일시 야간 통행금지도 실시됐다.

복면을 한 흑인 청년들이 퍼거슨 시내 한 뷰티샵에서 물건을 강탈하고 있다.
제이 닉슨 미주리주 주지사는 16일(현지시간) MSNBC를 통해 전국으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일단의 무리들이 이 도시 전체와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려고 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이같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주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미주리주 고속도로순찰대도 곧바로 세인트 루이스 교외를 중심으로 야간 통행금지라는 후속 조치를 내놓았다. 론 존슨 순찰대장은 “야간 통행금지는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한시적으로 실시된다”고 설명했다.

닉슨 주지사는 “현재 법무부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연방수사국(FBI) 요원 수십명이 직접 현장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시위대가 진정 정의를 원한다면 시민들을 겁에 질리게 하고 물건을 약탈하거나 범죄를 저질러선 안된다”고 호소했다.

흑인으로 퍼거슨시 토박이인 존슨 대장 역시 “많은 사람들이 911에 긴급 전화를 하고 있지만, 밤샘 시위로 인해 911에서는 전화에 응대하지 못하고 있어 아픈 환자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이번 사망사건을 결코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며, 이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시위대에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통행금지가 시작된 17일 자정을 넘긴 시간에도 150명 가량의 시위대는 이같은 통행금지 명령을 거부하고 밤새 시위를 벌였다. 시내 중심가에 집결한 시민들은 통행금지를 따를 수 없다“며 구호를 외쳤고, 경찰은 이들에 대해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다.

퍼거슨시 중심가에서 통행금지 시간을 넘긴 뒤에도 시위가 이어지자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현지 APTN 방송 화면 캡처)
닉슨 주지사는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평화를 되찾아야 한다“며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험이며, 현재 전세계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퍼거슨시에서의 소요사태는 한 경찰이 무장하지 않고 체포에 응한 마이클 브라운(18)이라는 10대 흑인에게 발포해 죽게 만든 사건 직후 흑인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퍼거슨시 경찰은 전날 희생자에게 총을 쏜 경관이 대런 윌슨이라고 발표하고 브라운이 사망 직전 상점에서 시가를 절도하는 행위를 담은 폐쇄회로(CC) TV화면을 공개했다.

그러나 경찰의 이 같은 절도 행위 장면 공개는 유족을 비롯한 시위대의 강력한 반발을 부르며 다시금 소요사태를 격화시켰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세인트 루이스 교외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밤새 충돌했으며 경찰은 진압과정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문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일부 흑인들은 브라운이 절도한 장소로 알려진 퍼거슨 마켓 앤 리쿼 등을 비롯한 상점 여러 곳을 약탈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유족과 인권운동 단체 등은 18일 퍼거슨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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