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파는 게 장땡이 아닌기라"..代잇는 LG '품질경영'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품질경영어록
LG전자, 창업주 품질정신 세계 법인 전파
  • 등록 2011-01-13 오전 11:00:00

    수정 2011-01-13 오전 10:51:19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백 개 가운데 한 개만 불량품이 섞여 있다면 다른 아흔 아홉 개도 모두 불량품이나 마찬가진기라."

이달 초 구본준 LG전자(066570) 부회장은 멕시코 레이노사법인을 방문했다. 생산 현장을 꼼꼼하게 체크하던 구 부회장은 벽에 걸려있던 액자를 우연히 발견했다.

낯이 익은 어록이 담겨 있었다. 품질을 강조한 구인회 LG 창업주의 품질경영 어록(아래 사진)이었다.

어록은 한국어와 영어, 스페인어로 번역돼 품질 정신을 강조하고 있었다. 작년 10월 부회장에 취임한 후 품질 경영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강조한 구 부회장이기에 창업주의 품질 어록은 크게 다가왔을 터.

"보래이, 가령 백 개 가운데 한 개만 불량품이 섞여 있다면 다른 아흔 아홉 개도 모두 불량품이나 마찬가진기라. 아무거나 많이 팔면 장땡이 아니라 한 통을 팔더라도 좋은 물건 팔아서 신용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그들은 와 모르나."

구 부회장은 즉각 창업주의 품질정신을 전세계에 심을 것을 지시했다. 이에 LG전자는 전 세계 모든 해외법인에 구인회 창업주의 품질경영어록을 전파했다.

이 품질경영 어록은 구 창업회장의 자서전인 `한번 믿으면 모두 맡겨라`에 담긴 내용. 구 창업회장이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사를 1947년에 설립하며 내놓은 화장품인 럭키크림을 본격 생산할 때 얘기다.

당시 럭키크림은 물자가 귀한 시대에 원료를 제대로 사용했다. 럭키크림 가격은 1000원. 다른 회사 제품이 1타스에 500원이었음에도 럭키크림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크림통이 깨지거나 금이 간 경우가 발견됐다. 구 창업회장은 "이것은 럭키크림을 사는 고객에게 불쾌감을 안기는 일"이라고 진노했다. 그는 직접 나서 감독하면서 생산직원들 사이에서 일일이 불량용기 선별작업을 했다. 

                             

이를 본 동생 구정회 당시 락희화학공업사 부사장은 구 창업회장에게 "사장이 그런 일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고 하자, 그는 "많이 파는 게 장땡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구본준 부회장은 2011년 시무식에서 품질 책임경영체제 구축을 중점 추진과제 중 하나로 제시하며 품질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전사 조직개편 시 사장급 경영혁신부문을 신설해 품질관련 조직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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