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등 소형시장 잇단 출사표...시장판도 바꿀까

수입차 저변확대..20~30대 니치마켓 `타깃`
현대차등 국내시장 장악..시장확대엔 한계
  • 등록 2009-03-10 오전 9:26:37

    수정 2009-03-10 오전 9:45:26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속속 국내 소형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들어 C세그먼트(준중형) 이하급 엔트리 차량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나선 것.
 
그동안 프리미엄 대형 세단을 놓고 국산차와 수입차간 자존심 싸움을 벌여왔던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경쟁구도가 경기침체를 타고 소형차 시장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는 지난 9일 1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120d 쿠페 모델을 내놨다. 1시리즈 가운데 해치백 모델보다 앞서 출시한게 특이하다.

▲ BMW 120d 쿠페
차값이 3980만~4170만원대인 120d는 차량 전장과 전폭, 전고가 각각 4360mm, 1748mm, 1423mm로 국내 대표적인 준중형차 아반떼(4505·1775·1480mm)보다도 작다.

이에앞서 아우디는 지난해 10월 3950만~4290만원대의 프리미엄 해치백 `뉴아우디 A3`을 선보이며 국내소비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벤츠는 엔트리급인 B세그먼트(소형) `마이비(3590만원)`를 판매중이다. 마이비는 지난해 모두 770대가 팔려나갔다.

이들 럭셔리브랜드는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관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소형차보다 수익성인 좋은 고가의 대형세단과 스포츠형다목적차량(SUV) 판매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 벤츠 My B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극심한 판매 부진에 빠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소형차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를 맞아 수입차업체들이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반증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소수 마니아층인 이른바 `니치마켓`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럭셔리브랜드의 국내 소형차시장 진출은 수입 대중차인 폭스바겐 `골프`의 선전과도 무관하지 않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수입 소형차도 국내시장에서 어느정도 먹혀든다는 사실을 뒤늦게 판단했다는 얘기다.

▲ 폭스바겐 골프
골프(3070만~4100만원)는 지난해 모두 1326대를 팔아 전년대비 43%의 판매 증가율을 보이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2월말까지 300대 정도 팔렸다. 골프는 풀 체인지 모델인 6세대 `골프` 모델의 국내시장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과거에 비해 많이 바뀌었다"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기호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시장을 넓힐 수 있는 시기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 아우디 A3


국내 소형차시장은 가격경쟁력과 품질 등을 무기로 삼은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 등 국산차가 장악하고 있어 시장판도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결국 이들 럭셔리브랜드의 소형차들은 폭스바겐의 `골프`나 `푸조 207`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우디 관계자는 "(수입 소형차들은) 강력한 성능과 스포티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20~30대 젊은 감각을 가진 고객에게 크게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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