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美경기 하강압력 상당히 줄었다"(상보)

"지난 한달간 위험 감소..에너지價 상승 따는 인플레 위협"
"FOMC, 장기적인 인플레 기대심리 부각막을 것"
FRB, 경기후퇴 방어→물가억제 선회
  • 등록 2008-06-10 오전 10:07:40

    수정 2008-06-10 오전 10:07:40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의 경기전망이 한 달 전보다 호전됐다며 향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벤 버냉키 FRB 의장은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창설 52주년 기념식에 앞서 배포한 연설문을 통해 "지난 한 달여 기간에 걸쳐 미국 경제가 상당한 하강 국면에 접어들 위험성이 줄어들었다"며 앞으로 물가를 잡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벤 버냉키 FRB 의장
버냉키 의장은 "집값 하락과 고유가가 계속되면서 하강 압력을 부추기고 있으나 연방정부의 세금 환금과 금리 인하, 수출 호조가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며 "실업률의 증가 등 최근의 부진한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크게 둔화되는 것은 면한 것으로 보인다(may have skirted a major decline)"고 설명했다.

경기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데 반해 버냉키 의장은 물가와 관련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의 에너지 가격 상승세는 인플레이션 및 인플레 기대심리에 상승 압력을 보태고 있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인플레 상승은 물론 경제성장을 훼손시킬 수 있는 장기적인 인플레 기대심리가 부각되는 것을 강력하게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거래되는 상품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인플레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아직 최종 생산품과 국내 노동비용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경기하강 압력이 줄었다"는 버냉키 의장의 이날 발언은 국제 신용위기 이후 경기후퇴(recession)를 막는 데 주력했던 FRB가 이제 주 관심사를 물가억제로 돌릴 것임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지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수준에 그친 지난 4일 발언과는 달리 이날은 직접 FOMC를 거론하며 "FOMC가 인플레 기대심리가 부각되는 것을 강력히 차단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버냉키 발언의 발언이 전해진 직후 달러화 가치는 4개월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시간 오전 9시59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일 대비 0.4% 오른 106.72엔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 가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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