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부의 혁신에서부터 고객만족 경영, 수익성 제고 노력, 기업으로서의 경쟁력 강화 까지. 말 그대로 `변화와 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치열하다.
이데일리는 올들어 새 차원으로 전개되는 공기업 ‘혁신’의 흐름을 살펴보고 사업 계획도 함께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철밥통이요? 언제 적 얘긴지?"
공기업과 정부투자기관을 두고 흔히들 철밥통이라고 한다. 그만큼 적당히 일해도 안정적인 보수와 혜택, 일자리가 보장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작 이들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일반기업들 만큼은 아니겠지만, 우리도 힘들다"고들 한다. 짧은 시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게 공기업과 정부투자기관이다.
정부가 지난해말 마련하고 공공기관들이 실천하고 있는 `공공기관 혁신방안`을 슬쩍만 살펴봐도 과거와 달리 변화가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우선, 공공기관들의 인력이 내부업무 중심에서 대국민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각 기관별로 자율적으로 기관 본부의 일반행정 등 내부 지원인력 비중을 줄여 사업소 등 대국민 접점 서비스 현장으로 재배치하고 행정구역 중심으로 돼 있는 지사(支社)도 지형과 교통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는 추세다.
임직원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감사결과와 제재조치, 기관장 평가 등 객관적인 평가결과를 개인 인사기록 카드에 기록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인사에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임직원의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뜻.
지난 2005년말 오픈한 공공기관 경영정보 포털사이트에 공개하는 경영정보도 기존의 20개에서 27개 항목으로 확대해 민간기업도 벤치마킹할 수 있을 정도로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평균 인건비, 업무추진비, 경영위험요소 비용추계, 대규모 공기업 집단의 자회사와 내부거래 현황까지 공개하고 있다.
이같은 대원칙 하에서 대부분 공기업과 정부투자기관들도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혁신방안을 제각각 내놓고 있다.
인사관리의 합리화를 비롯해 공정한 보수관리, 적정한 예산운영, 반부패 및 윤리경영 강화 등 공통된 사항 이외에도 성과 중심의 경영정착, 고객 최우선 경영확립, 혁신 내재화 노력 강화 등 그 메뉴도 다양하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015760)은 14개 공통 추진과제와 함께 25개 자율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감사의 독립성 및 전문성 확충, 내부통제 평가수행을 통한 회계투명성 강화, 조달과정의 투명성 제고 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한전은 지난해 기획예산처가 실시한 혁신평가에서 혁신수준 최고 단계인 6단계를 획득, 혁신활동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부조리 자율신고 포상제 도입, 경영혁신과제 실명제 추진, 원전건설 공기단축으로 해외수출 경쟁력 제고 등 총 32개의 경영혁신 과제를 설정했다.
석유공사는 적절한 예산운영으로 업무추진비 등 경비 15억원 절감, 업무 효율성 증대를 위한 아이디어 타임제 도입, 고객만족을 위한 고객의 소리(VOC) 활성화 등 모두 26개 과제를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가스공사(036460)는 불요불급한 자산 정리, 이용률이 저조한 휴양시설(콘도) 매각, 연구개발 중복투자 사전 점검 등 일하는 방식 및 경영효율성 끌어올리는데 가장 많은 9개 과제를 부여했다. 전체 경영혁신 과제는 35개에 이른다.
광업진흥공사 역시 부패 유발요인의 지속적 제거를 통한 `부패(Corruption) 제로(0)기업` 실현을 포함해 모두 총 41개의 혁신과제를 마련해놓고 있다.
수출보험공사는 고객중심 경영에 집중한다는 방침 아래 환변동보험 홍보 및 마케팅 강화, 가치창출형 중소플랜트 지원 강화, 수출기업을 위한 주요국 편람 발간 등 8개의 세부 추진과제를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공기관의 혁신수준을 끌어 올려 궁극적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공공기관을 만들어 가기 위해 고객서비스 향상,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 마련과 기관유형별 특성에 맞는 변화관리 전략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