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공] 영화 ‘훌라걸스’로 올 일본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을 휩쓸며 일본 영화의 차세대 대표주자로 떠오른 재일 영화인 이상일 감독이 자신의 신작 영화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20일 서울 신촌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훌라걸스’의 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이상일 감독은 “영화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시대의 흐름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려 했다”며 영화의 연출 동기를 밝혔다.
오는 3월 1일 개봉될 ‘’는 일본 후쿠시마의 유명 휴양지 하와이안즈가 과거 탄광촌이었다는 실제 사실을 근거로 한 탄광촌 소녀들의 훌라댄서 거듭나기 이야기.
이상일 감독은 “이제 실제 탄광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촬영 장소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면서도 “탄광촌에 ‘하와이’를 만든다는 발상 자체는 너무 흥미로웠다”며 독특한 스토리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이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스윙걸즈’ 등 비슷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 다른 일본 영화와 비교해 “자기 혼자만의 삶을 바꾸는 젊은이의 모습이 아니라 짊어진 것들이 많은 청춘들이 그 상황을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다룬 영화”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이상일 감독은 “제도나 법으로는 한인 영화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제도가 인간의 감정을 통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부 차별의 시선을 가진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존재 한다”고 일부 시선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내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인 영화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따로 설명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 영화에 대한 느낌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이상일 감독은 “일본에서라면 기획조차 되지 못할 이야기들도 한국에서는 대작 오락영화를 만들어 낸다”며 “그런 면에서는 한국의 영화가 강점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