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골디락스` 기대 만발

미국 기업, 경제호조 전망 힘입어 투자, 고용 확대

  • 등록 2005-03-09 오전 10:36:27

    수정 2005-03-09 오전 10:36:27

[edaily 하정민기자] "미국 경제가 1990년대 후반의 골디락스 상태로 돌아왔다" 미국 경제가 이른바 이상적 상태인 `골디락스(Goldilocks)`로 회귀했다는 분석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으며 이는 미국 경제의 골디락스 상태를 더욱 공고히 해 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 진단했다. ◇경제지표가 골디락스 재림 입증 골디락스는 동화 속 소녀 골디락스가 숲속 곰들이 요리한 스프를 `뜨거운 것→차게 굳은 것→알맞은 온도의 것`의 순서로 맛 본다는 데서 유래한 용어다.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차갑지도 않은 최적의 상태, 즉 건실한 경제 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지칭한다. 미국 경제는 1995년부터 5년간 4%대의 성장률을 달성하면서도 낮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상태를 유지하는 이례적인 호경기를 누렸다. 이때 유행한 용어가 바로 골디락스다. 전문가들은 국내총생산(GDP), 생산성, 고용, 물가 등 최근 발표되는 각종 지표에서 미국 경제의 골디락스 재진입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가장 부추긴 것은 지난 주 발표된 2월 고용지표. 2월 신규 고용건수는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돈 26만2000건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 성장률도 당초 3.1%에서 3.8%로 상향수정됐고 4분기 생산성도 예상치 1.4%를 웃도는 연율 2.1% 증가를 나타냈다. 특히 생산성이 개선된 와중에도 단위 노동비용은 0.4% 늘어나는 데 그쳐 인플레 우려를 덜어줬다.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없는 안정적인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늘어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에 발맞춰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수정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올해 미국 성장률이 3.5% 내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현재는 4%대를 점치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모건스탠리의 데이빗 그린로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한 달 전 제시한 3.3%에서 4.4%로 올렸고 JP모건의 브루스 캐스먼 이코노미스트도 1분기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3.5%에서 4.0%으로 상향했다. 씨티그룹 역시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1분기 성장률 전망치 4%가 너무 낮다"며 "최소 4.5%는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美기업 "공격적 투자" 적기 판단 골디락스 전망은 기업들의 투자심리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공장 건설, 해외 진출, 신규 고용 등을 단행하며 골디락스 경제의 혜택을 누리겠다는 입장이다. 세계 최대 PC업체인 델은 총 10억달러를 투자해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PC 조립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경제 전망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하기 어려운 대규모 투자다. 실제 델의 경쟁자인 휴렛패커드나 게이트웨이 등은 자사 공장을 보유하지 않은 채 미국이나 중국 조립 업체에 위탁 생산하고 있다. 지멘스의 전기설비 판매부문인 지멘스 에너지&오토메이션도 실적 호전을 자신했다. 지멘스 에너지&오토메이션의 최고 재무책임자(CFO)인 해리 볼랜드는 "올해 판매 증가율이 두 자리 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물운송업체 UPS는 올해 투자규모를 작년 21억달러보다 2억달러 많은 23억달러로 책정했다. 올해 말까지 전 세계에서 300명의 비행사를 충원하겠다고도 밝혔다. 광산장비업체 조이글로벌도 올해 투자규모를 작년보다 50% 늘어난 3000만달러로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 호주, 칠레 등에서 고용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제조업연맹(MAPI)의 대니얼 멕스트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의 생산 및 투자 확대가 다양한 산업으로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며 "원유 및 광산 장비, 통신 및 컴퓨터 장비, 건설 장비의 수요 증가가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기업들이 투자를 단행한 주 이유는 낡은 장비를 교체하기 위해서였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실질적인 성장 사이클 하에서 나타나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피터 크레츠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기업들은 분명 지금이 고용과 투자를 늘릴 시기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지금은 돈을 쓰는 게 아니라 안 쓰는 것이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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