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신분을 속인 미성년자에게 속아 술·담배를 판매해 영업정지 등 조치를 당한 자영업자에 대한 행정처분 면제 조치를 지시하자, 정부가 3시간 만에 각 지방자치단체에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성동구 레이어57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열 번째, 함께 뛰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살맛나는 민생경제’에서 토론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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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9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함께 뛰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살맛나는 민생경제’를 주제로 열 번째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의 사연을 듣고서 “법령개정은 나중에 하더라도 당장 지방자치단체에 전부 공문을 보내서 기초단체에서 이런 걸 가지고 행정처분을 하지 못하게 즉시 조치하라”로 오영주 중소젠처기업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시간 만인 14시 47분께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한 경우라도 판매자가 신분증을 확인한 것이 입증되면 불이익 처분을 받지 않도록 행정처분 또는 고발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공문을 지자체로 발송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민생토론회 종료 즉시 ‘적극행정위원회’를 통한 행정처분 면제조치를 우선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법령 개정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운영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마포에서 돼지고기 구이집을 운영 중인 정상훈 대표는 2022년 11월에 미성년자가 고의로 술을 마시고 자진신고해서 영업정지를 당한 사연을 소개했다. 정 대표는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온전히 그 피해를 자신이 다 감당해야 하는 것이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서 우울증까지 걸리게 됐다”고 호소했다.
오이도에서 직판장을 운영하고 있는 여석남 대표는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쓴 청소년에게 딸이 담배를 팔았다가 신고를 당해 딸은 60만 원 벌금을 내고 가게는 영업정지를 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들에게만 짐을 지우면 안되고, 나쁜 청소년들에게도 벌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책과장은 정부에서도 피해 사례를 없애기 위해 사법기관의 판단이 있으면 행정처분을 면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하는 것도 부담”이라며 “술 먹고 담배 산 청소년이 자진신고하는 경우는 처벌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왜 법 집행을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먹고 살기도 힘든데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이냐”고 답답함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