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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은행 3사는 연내 잇따라 주담대 상품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최대한도 5억원, 최저 금리 연 3.4%의 ‘SGI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내놓은 카카오뱅크는 연내 보금자리론을 출시해 주담대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엔 분양 잔금 대출도 시작한다.
최근 가입자가 900만명을 넘은 케이뱅크도 하반기 최대 10억원 한도의 전세금 반환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고, 주택 관련 대출이 없던 토스뱅크도 전월세 자금 대출 상품을 낸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연내는 아니겠으나, 주담대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인터넷 은행들이 주담대를 늘리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연말 주담대 대환대출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대출 금리 경쟁과 머니무브가 급속히 이뤄질 수 있어 낮은 금리로 주담대를 제공하는 인터넷 은행들에는 ‘수익성’을 높일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주담대는 가계대출의 76%를 차지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올 2분기 주담대 잔액이 5조52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배 급증했다. 상반기 사상 최대 이익을 낸 것도 이 덕분이다. 케이뱅크도 올 들어 7월 말까지 1조6000억원의 아파트 담보대출을 신규 취급하면서 여신이 성장했다. 거기에 최근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졌다. 인터넷 은행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많이 다루는데 주담대 대출은 상품 특성상 건전성 우려가 낮은 편이다.
다만 주담대를 늘리느라 정작 인터넷 은행의 설립 목적 중 하나인 중·저 신용자 대출 확대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월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은 카카오뱅크 26%, 케이뱅크 24%, 토스뱅크 42%로 금융당국이 설정한 목표 비율을 2~8%포인트 정도 밑돈다.
별개로 인터넷 은행이 네이버·카카오·토스 같은 대출 비교 플랫폼에 입점할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더 많은 은행이 플랫폼에 입점할수록 금융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이득이겠지만, IT 업계 등에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들은 자사 플랫폼이 영업 기반의 전부라 (타 플랫폼에) 입점할 경우 오히려 사용자를 빼앗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소비자 효용성 측면에서 제휴를 독려하고는 있으나, 입점은 해당 플랫폼·은행의 경영 전략과 결부되는 문제”라며 “인터넷 은행은 금리 경쟁력이 있으니 자체적으로 상품을 팔아도 대환이 가능하다고 여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 은행들은 “입점은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그동안 토스 앱을 통한 대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했다”며 “플랫폼 입점도 고려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도 “플랫폼 입점 여부는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