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낡은 주택에서 노모와 아들이 숨진 지 약 한 달 만에 발견됐다. 수도요금이 과도하게 청구된 걸 이상하게 여긴 수도사업소 직원이 집을 방문했다가 숨진 모자를 발견했다.
| 서울 종로구 창신동 한 낡은 주택에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이 숨진지 한달여 만에 뒤늦게 발견됐다. 숨진 모자가 살았던 주택 모습. (사진=채널A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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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50분께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낡은 주택에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이 숨져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를 접수하고 출동한 경찰은 숨진 지 한 달 가까이 돼 보이는 모자를 발견했다.
신고자는 서울 중부수도사업본부 직원이었다. 그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불러도 기척이 없었고 물이 새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라며 “남자 직원이 안쪽을 살피다가 ‘(모자가) 돌아가신 것 같다’고 해서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집에 청구된 1월과 2월 수도요금은 90만 원이었다. 이에 누수를 우려한 수도사업소 직원은 지난달에도 현장점검 차 모자의 집을 방문했지만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경고문만 남긴 채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KB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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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모자는 수개월 전기 요금을 납부하지 못할 만큼 경제적으로 사정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이 살던 집안 곳곳에는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었다. 주방의 싱크대는 무너져 내려 있었고 오랫동안 음식을 해 먹지 않은 듯 가스레인지와 냄비에는 곰팡이가 가득 피어 있었다.
이웃 주민들은 노모가 생전 거동이 불편했고, 고혈압이 있는 아들이 10년 넘게 어머니를 간호하며 살았다고 전했다.
이에 경찰은 시신의 부패 상태를 통해 사망 시점을 한 달 전후로 짐작 중이다. 또 지병이 원인이 되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정확한 사망 경위는 조사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