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성금 120억 어디로…사랑의열매 이어 희망브리지도 `퇴짜`

"대구시 거부 의사 존중, 타 기관과 뜻 함께 하기로"
  • 등록 2020-03-07 오후 1:04:33

    수정 2020-03-07 오후 1:11:00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써달라며 기부하려던 120억원의 성금이 사회복지단체들로부터 잇달아 거절당했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도 신천지 측의 기부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지난 2일 경기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사죄의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희망브리지 측은 6일 “신천지에서 제안해 온 성금 120억원의 기탁의사를 정중하게 거절했다”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이 모아주신 성원과 정성, 그리고 대구광역시의 거부 의사를 존중하고 타 모금 기관과 뜻을 함께 하기로 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천지 측은 지난 5일 사랑의열매에 현금 120억원을 기부했다. 대구지회에 100억원, 중앙회에 20억원 등 총 120억원을 현금 계좌이체 방식으로 기부한 것이다. 다만 고액 기부임에도 기부자와 기부방식, 사용처 등을 사전에 논의하지 않고 기부금을 전달하면서 사랑의열매 측이 뒤늦게 기부 사실을 파악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천지가 갑작스레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은 이유는 서울시가 신천지의 사단법인 허가 취소를 추진하는 등 행정적인 압박이 거세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단법인 허가가 취소될 경우 부동산 취득세 면제나 교인들의 기부금 세금 혜택 등 그동안 종교단체로서 누리고 있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대구시 역시 신천지 측 성금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신천지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대구시의 방역 대책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천지 교인 일부가 생활치료센터 입소와 진단검사를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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