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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우리나라 프로야구단 10곳 중 8곳은 대기업 계열사다. 삼성(1위·이하 재계순위), 현대기아차(3위), SK(5위), LG(6위), 롯데(7위), 한화(15위), KT(16위), 두산(17위)까지 재계순위 20위내 대기업들의 전유물이다. NC다이노스의 모기업은 일본야구의 소프트뱅크처럼 한국경제의 신흥세력을 대표한다. 이 틈바구니에 모기업 후원없는 야구전문 독립기업 넥센히어로즈가 있다.
현대그룹이 야구단 운영을 포기하면서 2008년 현대유니콘스 선수단을 기반으로 창단한 히어로즈는 이듬해에야 비로소 KBO정식구단으로 인정받았다. 창단 1년이 넘는 시간 우여곡절 끝에 KBO에 가입비 120억원을 완납하면서다.
이 금액에는 KBO 입회비와 함께 LG, 두산, SK 등 수도권 구단을 위한 연고지 분할 보상금도 포함됐다. 가입비 문제가 해결되자 KBO는 곧바로 히어로즈가 팀의 간판타자 이택근과 1·2선발급 투수 장원삼·이현승을 각각 LG, 삼성, 두산에 넘기는 트레이드를 승인했다. 5명의 상대팀 보상선수가 포함됐지만 당시 트레이드였지만 목적은 현금 55억원이었다. ‘선수팔아 구단 운영한다는 비난에도 히어로즈에겐 절실한 생존비였다.
5년이 지난 2014년 히어로즈는 가입비 120억원에 대한 회계처리를 모두 마쳤다. 당시 히어로즈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스폰서비용(광고수입)과 입장권수입 등을 포함해 총 311억원의 수익(매출)을 올렸고 선수연봉 등 총 338억원의 비용을 쓰면서, 26억6000만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실제 현금지출이 발생하지 않는 24억원의 무형자산상각비를 제거하면 순수 영업손실은 2억6000만원이다.
2015년에는 비용항목에 무형자산상각비가 사라진 대신 수익항목에 강정호 선수의 메이저리그 포스팅비용 약 50억원이 추가로 들어온다. 손익계산서상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2015년의 히어로즈는 창단 후 첫 영업흑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차입금 이자비용을 감안해야하는 당기손익은 적자가 이어질 수 있지만, 야구라는 본업에서의 흑자는 독립구단으로서 남다른 의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강정호·박병호 선수처럼 거액의 수입을 안겨줄 요인이 없을 것이라는 점도 관건이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적자폭은 감소하고 있지만 구단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운영비도 더 많이 들고 있다”며 “특히 고척돔의 실제 운영비는 아직 어떠한 예상도 못하는 상황이고 향후 2년간 꼼꼼히 점검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히어로즈는 해마다 쌓여온 결손금 탓에 전액자본잠식 상태이다. 다른 구단은 결손금을 모기업이 보전해주지만 히어로즈는 상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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