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주택시장 "바닥 모를 침체"

아파트값 하락에 `매도-매수문의` 모두 끊겨
  • 등록 2010-06-17 오전 9:57:13

    수정 2010-06-17 오전 9:57:13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전화벨 멈춘 지 오래됐어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변 A공인중개사무소 김모 사장은 거래없는 요즘 시장 분위기를 전화에 비유하며 답답해했다. 개학 전인 2월까지는 학군수요 위주의 전세나 재건축 투자에 대한 문의전화가 이어졌지만, 이제는 묻는 고객조차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 사장은 “일이 없어 몇 달째 문만 열어둔 상태”라며 “가끔 급매가 나오기는 하지만 수요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의 발표한 5월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 자료에 따르면 강남3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402건으로 전월(539건)에 비해 25.4% 급감했다. 이는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2008년 12월(244건)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치다.

특히 강남3구는 거래량 감소와 함께 주요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줄줄이 하향곡선을 그렸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7㎡는 지난 4월 9억2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8억6700만원까지 내렸다.

대치동 B공인중개사는 “얼마 전에는 전용면적 77㎡ 은마아파트가 8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라고 귀띔했다.

◇ 단지내 중개업소 밀집지역.. `문 닫은 곳 많아`

▲ 매수세 위축으로 한산함을 보이는 서울 대치동 중개업소들의 모습.
은마아파트 단지내 상가에는 31개의 공인중개소가 자리 잡고 있다. 인근 미도아파트 단지내 상가에도 14개의 공인중개소가 입점해 있다. 하지만 평일 오후 손님을 받고 있는 곳은 3~4개 곳에 불과했다.

C공인중개사는 “오는 손님도 시세만 묻고 자리를 뜬다”며 “팔겠다는 사람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2월까지만 해도 대치동은 매매와 전세를 기다리는 대기수요자가 있었지만, 집값이 하향곡선을 그리자 모두 사라졌다. 매도자가 관망세로 돌아서며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고, 향후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 선뜻 집을 사겠다는 사람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도 대치동과 상황이 비슷하다. 잠실 주공3단지와 주공4단지를 재건축한 트리지움과 레이크팰리스, 주공5단지도 거래가 뜸해진 지 오래다.

특히 주공5단지는 전용면적 77㎡와 82㎡ 모두 5월 초 한건(10억3500만원)의 매매가 이뤄진 이후 거래가 전무하다. 집값도 2월까지만 해도 12억5000만원대를 유지하던 것이 2억원 정도 빠졌다.

D공인중개사는 “파는 사람보다 사는 사람 위주의 흥정이 가능한 요즘에 거래하는 사는 사람에게 유리할 수 있지만, 부동산 하락세의 바닥이 어딘지 알 수가 없어 나서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부동산 하락세, 연말까지 지속”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부동산 거래를 옥죄고 있는 각종 규제와 보금자리주택의 공급 과잉이 주택 매수심리 위축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A공인중개사는 “집값이 오를 때는 사려고 나서는 사람이 많지만, 집값이 내릴 때는 사려는 사람은 없다”며 “올 연말까지 집값 하락이 이어진다면 시장 상황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공인중개사는 “매매가 있어야 전세도 움직이는데, 거래가 전혀 없다보니 시장이 멈춘 것”이라며 “정부의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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