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AIG는 미국 정부로부터 거액의 대출 지원을 수 차례씩 받으며 곤궁에 처한 것에 더해 다른 미국 생보사들의 사정 역시 심각하다.
특히 미국 생보사들의 경우 각종 회사채에 투자, 미국 기업들의 자금 `윤활유` 역할을 해준 만큼 파산 시 악영향도 막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고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움직여줄 지는 아직 미지수다.
◇ 생보사 손실도 `눈덩이`..주가 폭락
이미 미국 최대 생보사인 AIG의 경우 1520억달러에 달하는 수혈을 받으며 생보사들의 녹록치 않은 사정을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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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또 다른 생보사인 하트포드파이낸셜그룹 역시 지난 10월말 260억 달러의 분기손실로 189년 역사 이래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고, 미국 2위 생보사 푸르덴셜파이낸셜도 1억800만달러의 순손실과 함께 올해 이익전망을 깎아내린 상태다. 소형 생보사인 젠워스 역시 2억5800만달러의 손실이 났다.
생보사들은 최근 몇 달간 현금을 확보하고 향후 예상되는 추가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배당금을 깎고 투자를 줄여왔다. 신용등급이라도 강등될 경우 이는 더 많은 자본조달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
이미 다우존스 생보업종지수는 9월 중순 이후 60%이상 추락했으며 젠워스와 하트포트의 경우 같은 기간 90% 이상, 푸르덴셜은 80% 가까이 주가가 빠졌다.
◇ 생보사, 기업 자금공급원..무너지면 `심각`
생보사들이 미국 회사채의 최대 투자자인 만큼 이들의 위기를 상당히 우려섞인 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생보사들이 무너질 경우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미국 경제 회복을 막는 또다른 장애물이 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잭 돌란 ACLI 대변인은 "생보사들의 경우 회사채를 매수하는 주체 가운데 가장 최고"라며 "은행들이 소매업체라면, 기업자금 조달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생보사들의 경우 도매업체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 갈수록 높아지는 지원 요구..여부는 미지수
미국 정부의 씨티 지원을 계기로 연준이 생보사들의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생보사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정부의 확실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에릭 버그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생보사들이 씨티가 붕괴상황에 놓인 것과 비슷한 시스템 리스크에 근접해 있는 상황을 미국 정부가 인지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버그에 따르면 그동안 재무부 관료들은 관련업게 임원들과의 회의에서 생보사들이 곤경에 처한 상황을 설명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생보사 지원에 선뜻 나서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미 미국 정부 앞에는 먼저 `설거지`해야 할 접시들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