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엽의 노-다-지를 찾아서)FTA 와 미국농지

  • 등록 2007-04-18 오전 10:18:05

    수정 2007-04-18 오전 10:18:05

[이데일리 이동엽 칼럼니스트] 한국인들이 꼭 한국에서만 농지를 사고 농사를 지어야 할까? 미국에서 농지를 매입하고 농사를 지으면 어떨가? 꿈같은 이야기일까?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되었다. 가장 큰 피해자가 한국 농업, 농민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많다. 물론 많은 피해농민들이 나타날 것이다. 양국간 협약이 공식적으로 체결되고 몇 년이 지나면 그 결과가 서서히 들어날 것이다.

그런데 한국 농민들이 피해자로 당하고만 있어야 할 것인가? 적극적으로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인들이 미국 농지를 매입하고 농업에 진출하는 것은 어떨가?.

한국자동차는 이번 한미 FTA 의 수혜자라는 보도가 많다. 한국 자동차는 미국에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수출하는 물량도 많아 미국시장 진출에 많은 도움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농축산업도 자동차업계처럼 적극적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가? 가장 피해가 예상된다는 미국산 소고기시장을 직접 한국 축산농가들이 공략하는 방안은 어떨가?

좋은 한우를 미국에 수출하고 그곳 미국에서 사육하여 미국에도 판매하고 한국에 들여오면 어떨가? 한우 뿐만이 아니다. 돼지, 닭 등 다른 축산물들도 한국인들이 직접 미국에 진출하여 그곳에서 사육하여 한국에 들여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볼 수 있지 않을가?.

한국 간호사만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농민들도 미국에 진출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잡는 역발상의 젊은 정신이 있어야 한다.

제주도 감귤도 마찬가지이다. 미국내 감귤 수요는 크다. 최근에는 남아프리카, 남미산 감귤이 미국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과거에는 없었던 시장이 개척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오렌지 시장을 잠식하는 측면도 있다.

제주도 농민들이 미국에서 감귤농사를 지을 수는 없을가? 한국산 감귤이 그리고 감귤재배 기술이 뛰어나다면 미국에 진출하여 그곳에서 팔고, 한국으로 수출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산 오렌지와 경쟁하는 한 방법이다.

소고기, 감귤뿐만이 아니다. 한미 FTA 합의 결과 보리, 옥수수, 후지 사과, 복숭아, 감, 고추, 마늘, 양파, 참깨 등은 관세가 머지않아 완전 철폐된다. 그리고 한국은 미국에게 옥수수 등 몇몇 품목에 대해서는 무관세 수입량(TRQ) 을 약속했다.

한국은 작금에 에탄올 원료로 각광받은 옥수수의 일반 관세율을 328%로 매겼다. 한국은 2004년을 기준으로 850만톤이 넘는 옥수수를 미국과 중국, 브라질 등에서 수입하였다.

한미FTA에서 한국은 옥수수 관세를 7년에 걸쳐 폐지하기로 했다. 또한 미국은 7년간 모두 약 169만톤의 옥수수를 무관세로 배분받았다. 따라서 한국이 수입하는 옥수수 분량 가운데 상당부분은 미국이 차지할 것이다. 왜냐하면 328% 관세가 부과되는 중국, 브라질산 옥수수는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는 미국산과 도저히 경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농산물 시장을 놓고 중국, 캐나다, 브라질, 호주 등과 경쟁하고 있는 미국이 무관세 수입량을 따낸 분야는 식용 콩, 식용 감자, 감자분, 보리, 전분, 팥, 고구마, 오렌지 등이 더 있다.

이들 작물이 미국에서 들어올 경우 다른 나라들이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국면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가운데 상당부분은 한국 생산량이 수요량에 턱없이 부족한 것들이 많다. 어차피 수입해야 하는 것이라면 해외에서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농지를 매입하고 재배하여 수입하는 것은 어떨가?.

미국 전역을 한국 농업공단으로 삼고 진출할 수 있지 않을가? 이러한 미국내 한국농업의 진출은 필요적으로 농지구입을 필요로 한다. 이에 한국 투자가들이 미국농지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열리지 않을가?


한국인을 위한 원자재 실물투자 가이드 저자 이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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