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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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 들어 한 달 동안 머니마켓펀드(MMF)로 39조원이 몰리는 등 은행으로 몰렸던 역(逆)머니 무브 자금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 정기예금은 두 달째 순유출됐고 수시입출식 예금으론 59조5000억원이나 빠져나가 역대 최대폭 순유출을 기록했다.
1년 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기준금리에도 못 미치는 데다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에 증시 주변으로도 자금이 순유입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은행에서 빠져나간 돈이 단기부동자금 성격의 MMF를 넘어 증시로 흘러가 안착하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은행 수신은 수시입출식, 정기예금 외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채 등 합산이며 자산운용사 수신은 MMF, 채권 및 주식형 펀드 외에 혼합형 펀드 등도 포함
(출처: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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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은행으론 자금이 45조4000억원이나 순유출됐다. 작년 12월 15조2000억원 순유출된 이후 두 달 연속 순유출이다.
특히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예금이 59조5000억원이나 순유출돼 한 달 만에 유출 전환했다. 비교적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으로도 9000억원이 빠져나갔다. 12월 15조1000억원 유출이후 두 달째 순감소세다.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예금금리 인하 압박에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기준금리 3.5%보다 낮게 운영하고 있어 정기예금에서의 자금 유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6일까지 예금은행의 저축성 예금은 2조6000억원 넘게 빠져나가는 등 총예금이 3조2000억원 가량 순유출됐다.
반면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들은 자산운용사로 몰려갔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1월에만 51조4000억원 급증했다. 작년 한 해 44조4000억원이 순유입됐는데 한 달 만에 작년 전체 순유입액을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 달 우리나라 뿐 아니라 주요국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이 시장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하자 증시가 반등하고 채권 가격도 상승(금리 하락)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특히 대표적인 단기부동자금인 MMF로 39조원이 순유입됐다. 이 역시 작년 한 해 순유입액 16조원을 한 달 만에 두 배 이상 초과한 것이다. 법인 자금을 중심으로 39조2000억원이 유입됐다. MMF로는 이달 2일 10조1000억원이 순유입되는 등 이달 들어 8일까지도 16조원 넘게 순유입세를 보이고 있다. MMF 뿐 아니라 채권형 펀드, 주식형 펀드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 달 각각 2조원, 4조1000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달 들어서도 각각 1조원 넘는 자금이 순유입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에서 자산운용사 등 투자업계로 자금이 넘어오면서 증시 주변자금도 순유입세다. 주식 투자 예비자금인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지난 달 2조8000억원이 순유입됐다. 고객예탁금이 순유입세를 보인 것은 작년 1월 7000억원 가량 순유입된 이후 1년 만이다.
다만 이달 들어 8일까지 2조5000억원 가량이 다시 순유출된 만큼 은행에서 빠진 돈이 단기부동자금을 거친 후 증시 주변자금으로 흘러들어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