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고임금 위해 돈풀기"…라가르드 "양적긴축 논의 시작"

[국제금융협회(IIF) 멤버십 연례총회]
구로다 "일본 인플레, 미국·유럽과 양상 달라"
라가르드 "인플레 폭주…양적긴축 논의 개시"
  • 등록 2022-10-13 오전 9:41:56

    수정 2022-10-13 오전 9:41:56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임금이 더 올라야 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양적긴축(QT) 논의를 시작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통화 완화를 줄곧 고수해왔던 일본과 유럽이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BOJ는 시장 일각의 우려에도 초완화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ECB는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채권을 매각하는 QT 논의까지 돌입했다고 인정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멤버십 연례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IIF, 김정남 특파원)


“일 인플레, 미·유럽과 양상 달라”

하루히코 총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멤버십 연례 총회에서 “일본의 경기 회복을 위해 계속 통화 완화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는 이번 연례 총회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BOJ는 주요 선진국 중 유일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엔화 약세는 가속화하고 있고, 최근 인플레이션이 꿈틀 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를 기록했다. 1991년 9월(2.8%) 이후 30년11개월 만의 최고치다. 8~9%대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미국 등 다른 선진국보다는 현저히 낮지만, 최근 5개월 연속 2%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구로다 총재는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미국, 유로존과는 다른 양상”이라며 “안정적인 물가 상승은 임금 인상을 동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근거로 “소비자물가 흐름을 보는데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는 아울러 엔화 초약세를 두고서는 “일부 섹터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거시경제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전날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6엔을 돌파했다. 1998년 8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시장에서는 장기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채권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이 엔저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YCC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는 진단이 많은데, BOJ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시장 개입이 적절한 조치였다는 점을 피력하면서 “환율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멤버십 연례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IIF, 김정남 특파원


“유럽 인플레 폭주…양적긴축 논의”

그러나 라가르드 총재의 언급 톤은 완전히 달랐다. 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인플레이션이 폭주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은 최선의 수단”이라고 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달 유로존의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0% 폭등했다. 199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고치다. 그는 금리 인상을 두고 “현재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시장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ECB의 QT에 대해서는 “논의를 시작했다”며 “앞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인정했다. 7월까지만 해도 만기 채권의 규모를 늘려 왔던 ECB가 채권 매각에 나서며 유동성을 회수하겠다는 의미다.

ECB 위원인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최고 두 차례의 7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QT를 두고서는 “채권 롤오프(roll-off·채권 만기시 재투자하는 게 아니라 수익을 가져가는 것)가 정책 조합의 일부가 돼야 한다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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