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포드, 반도체 부족에 또 공장 가동 중단

GM, 북미 공장 5곳 가동중단 또는 운영 축소
주요 수익원 픽업트럭·SUV 생산마저 줄여
포드도 미국 내 공장 3곳서 픽업트럭 생산 감축
  • 등록 2021-09-03 오전 9:39:21

    수정 2021-09-03 오전 9:39:21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반도체칩 부족으로 북미 지역에서 생산량을 더 줄이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GM은 이날 멕시코 실라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들 두 공장에서는 GMC 시에라 픽업트럭과 쉐보레 실버라도를 생산하고 있다.

GM은 또 두 공장 외에 다른 3개 공장도 향후 2주 동안 가동을 멈춰 쉐보레 트래버스를 비롯한 다양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이 생산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포드도 전날 다음주부터 공장 3곳에서 픽업트럭 생산을 줄인다고 밝혔다.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공장은 F-150 생산을 중단하고,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F-150 공장은 3교대 대신 1교대로 운영할 방침이다. 익스페디션, 링컨 네비게이터, 수퍼 듀티 등을 만드는 켄터키주 공장도 3교대에서 2교대로 전환된다.

이는 전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 칩은 자동차 엔진과 에어백, 터치 스크린 디스플레이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쓰인다.

GM은 그동안 수익성이 높은 픽업트럭과 SUV 생산만큼은 유지해 왔다. 리서치업체 오토포어캐스트 솔루션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GM은 북미 지역에서 총 32만 5000대의 차량 생산을 줄였지만, 이 중 대형 픽업트럭 및 SUV 감산량은 1만대 미만이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도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됐고 GM은 결국 픽업트럭과 SUV 생산마저 줄이게 된 것이다. WSJ는 “올해초 반도체 공급난이 시작된 이후 GM이 픽업트럭 생산량을 대폭 감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회사는 지난달 반도체 부족이 하반기 수익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바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부터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겪었던 포드는 지난 3월 자동차용 반도체 칩을 만드는 일본 르네상스 공장 화재로 직격탄을 맞았다. 포드는 지난 4월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생산하지 못하게 되는 차량이 110만대에 이를 것이라며, 이로 인해 최소 25억달러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 풍부한 가계저축, 보복소비 등으로 미국 내 자동차 구매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해 판매량은 줄어드는 추세다. 데이터 분석업체 워즈 인텔리전스는 8월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14%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상황이 더 나쁘다는 의미다. 워즈 인텔리전스는 “2020년 팬데믹으로 가장 힘들었던 몇 달을 제외하면 올해 8월 판매량은 10년만에 가장 저조한 판매 속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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