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소아 난청은 신생아 1,00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데, 약 60~70%가 난청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선천성 소아 난청의 8%를 차지하는 청각신경병증 환아 대부분은 OTOF 유전자 변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각신경병증은 소리가 귀를 거쳐 뇌로 보내지는 과정 중 어느 부분(내유모세포, 연접 부위, 신경원세포, 청신경 등)에 문제가 생긴 경우로, 소리 탐지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말소리 구별(어음 변별)이 잘 안 되는 난청의 한 형태를 말한다.
청각을 담당하는 대뇌의 청각피질 영역은 소리 자극에 의존해 발달하게 된다. 출생 후 2~3년 내에 청각피질 영역의 발달이 대부분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적절한 소리 자극으로 대뇌를 발달시켜야 정상적인 청각 발달로 언어인지 능력 및 사회적, 정서적 발달이 이뤄질 수 있다. 선천성 난청이 있다면 가능한 빨리 난청을 발견하여 인공와우 등을 통해 청각 재활 치료를 조기에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그 중에서도 OTOF 유전자(신경전달물질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에 의한 청각신경병증은 오직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통해서만 청력을 회복할 수 있고, 그 효과 또한 우수해 주목을 받아왔다. 다만, 환자별로 치료 시기와 수술 후 재활기간에 따라 말소리 변별 회복 정도가 달라 수술 결과를 예측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연구팀은 OTOF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아 10명의 인공와우 수술 전 검사 결과 및 기록들을 후향적으로 조사했다. 인공와우 수술 시점의 연령과 기계 착용 기간에 따른 CAEP 검사 결과를 비교한 결과, 2세 이후에 수술 받은 경우에는 검사에서 특정 신호가 확인되지 않으며 언어 발달 또한 지연되는 것이 확인됐다. 반면에, 1세 미만일 때 수술 받은 환아에서는 해당 신호의 지연이 줄어들고 언어 발달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1세 전후로 조기에 이식 수술을 받았더라도 장치를 착용한 기간이 3~6개월에 불과한 경우에는 해당 신호의 지연이 줄어들지 않았다. 즉, OTOF 유전자 변이로 인한 청각신경병증은 다른 유전적 난청보다도 조기에 인공와우 이식을 시행하고, 수술 후 충분한 청각 재활 기간을 거쳐야 말소리 변별 회복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연구팀은 심한 달팽이관 기형으로 인한 난청 환아들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제1저자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를 통해 수술 중 전기생리학적 검사의 필요성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최 교수는 기형적인 달팽이관 내 잔존하는 나선신경절세포의 분포가 예측과는 다른 경우도 있기에, 수술 중 full band형 직선형 전극과 나선형 전극에 대한 ‘청신경 복합활동전위(ECAP; Electrical Compound Action Potentials)’ 측정을 통해 더 반응이 좋은 전극을 선택함으로써 수술 후 더 좋은 청력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교신저자인 최 교수는 “전기생리학적 검사 결과들을 바탕으로 환자별로 가장 알맞은 수술 시기는 언제인지, 가장 적합한 전극은 무엇인지를 선택하고 적절한 전극 삽입 위치를 고려해 수술 계획을 정하고 진행하게 된다”며, “특히, 심한 달팽이관 기형으로 난청이 동반된 환아들도 인공와우 수술로 청력을 회복할 수 있는데, 이 때 중요한 것이 가장 적절한 전극 삽입 위치를 찾는 것이고 이 때 ECAP 검사가 중요한 몫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PLOS ONE’과 ‘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 에 각각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