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증시, 트럼프 불복은 반영 안 해.."하방 요인될 듯"

IBK투자증권 보고서
  • 등록 2020-11-06 오전 8:49:07

    수정 2020-11-06 오전 8:49:07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대선 이후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국내외 증시가 확실해 보이는 요소들에 베팅하고 조만간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블루웨이브 무산은 확실한 요소인 반면 도널드 트럼프의 불복 리스크는 불확실한 요소이다. 현재 주식시장은 불확실한 요소인 트럼프 불복 리스크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에서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 하원 선거에서 시장 예상과 달리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이 대통령 뿐 아니라 상원, 하원을 모두 가져가는 ‘블루웨이브’는 실현되지 않을 전망”이라며 “시장은 이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바이든이 대통령이 될 경우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규모 증세가 상원에 의해 제지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바이든의 세금 정책은 법인세,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각각 28%(기존 21%), 39.6%(기존 37%)로 인상하는 것이다. 또 미국 기업의 해외 자회사 이익에 대한 세율도 10.5%에서 21.0%로 올리는 것을 예고했다. 안 연구원은 “이런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 이익 감소가 불가피한데 2018년 트럼프의 대규모 감세를 주도했던 공화당이 상원에 개입한다면 증세 강도는 약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은 트럼프의 불복이 야기할 혼란은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안 연구원은 “트럼프는 예고한 대로 이미 바이든 당선시 불복하기 위한 조치를 밟아가고 있다”며 “바이든 승리가 확실시된 경합주에 대해 재검표를 요청하고 우편 투표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한 주 단위 법원의 대응은 각각 다를 수 있지만 현재 트럼프에 우호적으로 구성돼 있는 대법관 상황을 고려하면 해당 이슈들을 대법원까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00년 대선 당시 앨 고어 후보의 플로리다주 재검표 오청으로 대통령 당선인이 확정되는 데까지 한 달 이상이 소요된 바 있다.

안 연구원은 “트럼프의 불복 리스크는 증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당선인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 외에도 해당 기간 동안의 정책 공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0년 대선 불복 당시를 보며 대선이 있었던 다른 시기와 달리 연말에 재정 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더 커졌고 증시는 하락했다”며 “올해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충격도 누적됐기 때문에 정치 불안과 정치 공백의 타격이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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